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에 이어 운영까지 맡는다. 1978년 고리 1호기부터 40년 가까이 원전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해외에서 처음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우리나라 원전산업이 일괄시공(EPC) 수출을 넘어 서비스 수출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UAE원자력공사(ENEC)와 UAE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한국형 APR1400) 운영지원 계약(OSSA)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UAE 바라카원전 4호기 준공 후 10년 뒤인 2030년까지 운영 지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연간 최대 400여명 규모 발전소 유자격 운전원과 운영 인력이 파견된다. 총 3000여명 규모다. 계약 규모는 간접비를 제외해도 6억달러에 달한다. 개인별로 따지면 연봉 2억~3억원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2014년 실무협상을 시작으로 2년 6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얻은 성과다. 2015년 12월까지 장기간 실무 협상을 진행해 오다 올해 바라카 원전 1호기 시운전이 임박하면서 가시화됐다. 한수원과 ENEC는 올해 2월 계약가격을 포함한 제반 계약 조건에 합의했고 3월 시운전을 위한 운전원 파견 시급성을 고려한 별도 계약이 이뤄졌다. 바라카원전 4개 호기에 대한 본계약 성사 기대감을 키워왔다.
한수원은 이번 계약으로 바라카 원전 4개 호기에 대해 각각 10년 운영지원 자격을 확보했다. 국가 기반시설인 원전 특성상 ENEC 전문 자회사인 나와(NAWAH)에너지가 운영 주체로 나서고 그 뒤에서 실질적인 운영기술과 노하우, 인력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준공전 운전지원계약(EOSA)도 맺어 당장 이번 달부터 관련 업무를 시작한다. 준공 전 계약은 각 호기가 완성되면 준공 후 계약으로 전환된다.
최초 해외 원전건설 수출에 이은 운영기술 수출이다. 그동안 해외 원전 유지보수 인력 지원 파견 정도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장기간 설비 운영을 도맡은 것은 처음이다.
특히 운영과 유지보수 등 서비스 부문 수출은 건설 수출과 달리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같은 별도 자본 확보 부담이 없어 앞으로 우리나라 원전 수출 길을 크게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은 바라카 원전의 안정적 운영으로 ENEC와 장기적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 40여년간 국내 원전으로 축적한 운영경험과 지식을 공유해 ENEC와 상호 윈윈하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갈 방침이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대부분 자국 운영을 원칙으로 하는 원전 산업계에서 운영기술 수출은 이례적인 사례”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새로운 지식기반 수출 문을 열고 UAE와 수십년을 넘어서는 파트너 관계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했다.
<자료:한국수력원자력 (누계 3052명, 단위 : 명)>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