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가 본고장인 일본에 상륙, 여기저기서 경미한 사고가 일어났다.
일본 정부와 관계 당국이 서비스 개시 전부터 사고 위험을 홍보했지만 게임에 몰입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포켓몬 고` 서비스가 시작된 22일 일본 각지에서 `포켓몬 고` 이용자가 금지 구역에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등 문제가 잇달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2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 올해 4월 연쇄 지진으로 심하게 파손된 구마모토(熊本)성의 진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려고 했다. 이 남성은 구마모토성 안내인으로부터 위험하다는 설명을 듣고서 진입을 포기하고 물러났으나 구마모토시 측은 이를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 시는 `포켓몬 고` 개발에 관여한 닌텐도에 구마모토성 부지 내에 포켓몬이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
22일 정오 무렵에는 교토시에서는 `포켓몬 고`에 몰입한 대학생이 일본 수도가 도쿄로 옮겨지기 전 일왕의 거쳐였던 교토고쇼 담장에 근접해 침입 방지용 경보음이 울렸다. 이 대학생은 보기 드문 포켓몬이 나타나서 담에 가까이 갔다고 해명했다. 미야기 현에서는 중국인 남성 2명인 `포켓몬 고`를 하다 공동주택 단지에 무단으로 침입, 주민과 다툼이 생겨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주민은 이들이 단지 내로 들어온 것을 문제 삼았으나 즉시 나가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점에는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을 시도하면서 게임을 하기 위한 계정 작성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포켓몬 고` 일본판 공식 홈페이지에는 게임을 조작할 때는 멈춰서 하고, 포켓몬 체육관 등에 갈 때는 사전에 위치를 파악한 뒤 근처에 도착한 후 스마트폰을 조작하라는 안내문이 게시됐다.
한편 일본 정부기구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포켓몬 고`를 잡기 위해 원전 시설 부지 안에 들어가려 하거나, 접근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며 원전 시설의 경비 강화를 사업자들에게 21일 요청했다. 특히 감시 카메라 등으로 원전 주변의 경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도 22일 기자회견에서 “위험한 장소에 출입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중앙 부처 등에 사이버 공격을 감시하는 내각사이버보안센터(NISC)도 지난 20일 개인정보 노출에 주의할 것 등 포켓몬 고 이용자에게 당부하는 9개 사항을 담은 문서를 발표한 바 있다.
또 니가타현의 변호사단체는 포켓몬을 잡으려고 무더위에 먼 거리를 걷다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며 사전에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각 철도회사도 플랫폼에서 포켓몬을 잡으려다 전차와 접촉, 선로 추락 등의 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다며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