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출연연 R&D 체계 바꾸자

우리나라 국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개발(R&D) 생산성이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0%, 독일 7.7%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지난해 연구 성과로 거둬들인 기술료는 1334억원에 그쳤다. 4조원이 넘는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거둔 성과라니 형편없다. 이처럼 R&D 생산성이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수요보다 성공률이 높은 과제에 집중하다 보니 나타난 결과라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평가를 잘 받기 위한 연구에 집중했다는 말이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출연연의 연구과제 성공률은 98%에 이른다. 선진국이 20~30%를 넘기 힘든 것과 대조된다.

출연연이 정말 성공률이 높은 과제만 좇아 간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산업 현장에는 아무 쓸모없는 기술 개발에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R&D 생산성을 산출하는 기준도 왜곡돼 있다. R&D비에 인건비를 제외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R&D에서 가장 중요한 인력 자원 비용을 제외하면서 생산성 수치가 1% 이상 올라가는 착시 현상이 나타난다. 일반 기업 대부분이 포함시키는 인건비를 출연연에서는 왜 포함시키지 않는지 의구심이 커진다.

지난해 생산성 수치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소기업 `콜마BNH`의 지분매각 금액(484억원)도 포함시켰다고 한다. 출연연의 R&D 생산성 수치가 왠지 고무줄 같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관계 당국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노력뿐만 아니라 평가시스템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출연연의 R&D는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국책 사업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명쾌한 기준과 해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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