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BYD에 5000억 지분 투자 의미와 전망

Photo Image
왕촨푸 BYD 회장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에 5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다. 전기차 사업을 키우는 BYD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고 BYD로부터 스마트폰 부품을 수급하는 등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기차, 스마트폰 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국 BYD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30억위안(약 5080억원) 규모로 참여할 예정이다.

양사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으며, 이번 주 신주 배정이 끝나면 삼성전자가 BYD 지분의 약 2%를 보유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BYD와 지분 투자 관련 협의를 했다”면서 “투자금액과 지분 등은 최종 확정된 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BYD는 1995년 휴대폰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했으며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2003년 전기차 시장에 진입했다. 2005년에는 시안의 자동차 제조업체도 인수, 자동차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BYD는 지난해 전기차 6만1772대를 판매하며 세계 시장 1위에 올랐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도 2위를 기록했다. 현재 40개국 200여개 도시에 진출, 전기차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도 전기버스 `K9`을 판매했다.

삼성전자와는 휴대폰 사업을 통해 가까워졌다. BYD는 피처폰 시대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삼성전자 휴대폰을 생산했고, 스마트폰 시대에도 일부 보급형 모델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또 자동차 사업과 관련해 삼성전자로부터 각종 센서와 차량용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공급받아 왔다.

이번 투자는 자동차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는 물론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융합이 가속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자동차 부품 사업 강화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협력 모델이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의 첫 성과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양사 간 전기자동차 부품과 스마트폰 부품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는 BYD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BYD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사업 협력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하는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연관성에 대해 그는 “이번 투자는 삼성SDI의 배터리 납품처 확보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번 삼성전자와 BYD의 협력은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미래 융합형 신산업을 위해서는 아군과 적군이 따로 없다. 글로벌 대기업 간 다양한 합종연횡의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협력 모델은 앞으로 더 늘 수 있다.

BYD는 이미 글로벌 1위의 전기차 메이커다. 중국 기업이 더 이상 변방이 아니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연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한 수 아래로 평가하던 중국 기업과 손잡은 것도 중국 기업의 고성장세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경쟁자면서 가장 큰 시장”이라면서 “삼성을 포함해 많은 우리 기업이 앞으로 상당 기간 중국 기업과의 협력과 경쟁을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