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개발(R&D) 서비스업의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R&D 서비스업 신고제(2007년 6월), R&D 서비스업 활성화 방안(2010년 위기관리대책회의) 등으로 관련 업체와 종사자는 늘고 있지만 지역 R&D 서비스 활성화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R&D 컨설팅 전문기업 티랩(대표 강성민)은 최근 지역 R&D 서비스업 현황과 실태를 조사해 공개했다.
`R&D 서비스업`은 R&D와 이에 필요한 지원 활동을 비즈니스로 전개하는 서비스업으로 R&D를 직접 수행하는 `연구개발업`과 R&D 과정에 필요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개발지원업`으로 구분한다.
티랩 조사 결과, 지난해 말 한국연구개발서비스업협회 신고 기준 부산 R&D 서비스업체는 31개로 전체 838개 대비 3.7%에 그쳤다. 그나마 대전(103개, 12.3%)을 제외하면 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비중이다. 대구(17개, 2%), 광주(15개, 1,78%) 등 지역 주요 대도시는 2% 이하의 미미한 비중을 나타냈다.
반면에 서울은 381개(45.5%)로 절반에 육박했고, 경기(195개), 인천(19개)을 포함해 수도권 비중은 595개로 71%를 차지했다.
*한국연구개발서비스업협회(2015. 10)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통계청 발표 2013년 기준 전국 R&D 서비스업은 사업체 5만107개, 종사자 91만1758명으로 2008년 대비 각각 60.26%, 45.23%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 증가율(12.6%), 종사자 수 증가율(17.7%)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반면에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비중은 모두 6% 미만으로 집계됐다.
부산은 사업체 2926개, 종사자 5만2070명으로 서울과 경기도 다음으로 많았지만 전체 대비 비중은 각각 5.83%와 5.71%에 그쳤다.
서울은 사업체와 종사자 모두 40% 내외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기도가 사업체 비중 19%, 종사자수 23.4%로 뒤를 이었다. 전체 대비 서울과 경기도의 사업자와 종사자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해 어떤 산업과 비교해도 높은 편중도를 나타냈다.
전체 대비 사업체와 종사자 비중이 그나마 4~6% 사이 점유율을 보인 시도는 부산, 대구, 대전, 경남 정도였고, 나머지 시도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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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서비스업은 R&D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고급인력의 고용창출이 기대되는 신성장산업이다.
티랩의 이번 조사는 정부와 민간의 수도권 중심 R&D투자 결과가 지역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다.
그동안 지역별 인구수나 기업수, 매출액, R&D 투자액을 비교했을 때 수도권에 비해 지역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강성민 티랩 사장은 “우리나라 R&D 서비스업은 공공부문 중심의 연구개발 시장 구조, 연구개발 주체의 폐쇄적인 기술혁신 선호, 인프라 부족 등 선진국에 비해 그 수준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지역 기술창업 활성화, 지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R&D 서비스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