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은 군중 또는 다수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해 이뤄진 말이다.
인터넷 집단 지성을 활용해 다수 소액투자자가 창의 아이디어 또는 사업 계획을 보유한 기업이나 사람에게 투자, 기업을 일으키고 성장한 기업과 수익을 나누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은행이나 벤처캐피털 등 기존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소규모의 돈을 모아 기업 운영자금을 대 주는 투자 방식이다. 보수성 강한 은행은 신생 기업에 투자가 어렵고 벤처투자사나 개인투자자는 미래가 다소 불투명한 기업에도 자금을 대기도 한다. 그나마 이들로부터도 선택받지 못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돕자는 게 크리우드 펀딩의 취지다. 일종의 밥 한 술을 덜어 한 그릇을 만드는 `십시일반형 투자`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킥스타터나 텀블벅 등이 시초다.
킥스타터는 창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은 사람과 그 아이디어에 필요한 자금을 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킥스타터에 올라오는 아이디어는 만화, 영화, 음반, 공연, 출판, 사진전, 게임 제작, 문구류, 정보기술(IT) 기기 등 다양하다. 자금을 구하지 못해 발명자의 머릿속에만 머물렀을 아이디어가 킥스타터 덕분에 빛을 봤다.
국내에서도 크라우드 펀딩이 아예 없은 것은 아니었다. 영화가 대표 사례다.
2000년대 초반부터 영화 `26년` `또하나의가족` 등이 필요한 제작비를 투자받지 못해 크라우드펀딩에 기댔다. 그때는 후원자를 모으는 형식이었다. 주식형 크라우드 펀딩은 후원뿐만 아니라 개인도 투자자로서 투자수익을 노리고 펀딩에 참여할 수 있게 한 방식이다.
이후 후원형 펀딩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가 금융시장을 규정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고 온라인 소액투자중개업자를 규정하면서 지난 2월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됐다.
성과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6개월 동안 152억원을 모집, 81억원을 발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투자 전체의 절반 이상이 한도가 없는 전문 투자자들이 투자했다. 전체 발행 금액 가운데 52.4%가 전문 투자자의 투자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41.7%에 그친다.
당초 제도 취지의 십시일반형 투자가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대중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크라우드 펀드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적극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