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서울·수도권에 전기자동차 충전콘센트(통신 포인트) 1만기를 설치한다. 충전 콘센트는 충전량 만큼 전기료 과금에 필요한 사용자 식별장치(RFID태그)와 안전 검사가 완료된 충전용 전기콘센트로 구성된다. 이전 같은 충전기가 세워지지 않기 때문에 같은 입주민의 반대나 도시 미관과도 무관하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주민의 전기차 이용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충전기업체 파워큐브는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650개 아파트, 산업단지, 빌딩 내 주차장에 이동형 충전기 충전콘센트 9000기를 설치했다. 곧 1000기를 추가해 1만기를 채운다. 파워큐브가 지난 1년 동안 설치한 충전콘센트가 2000여기에 불과했지만 KT가 나서자 불과 한 달 만에 1만기가 채워졌다.
KT는 지난달 4억원 예산과 40여명의 전국 지점별 전담 조직을 투입해 아파트나 산업단지, 빌딩 등 관리소를 찾아 충전 콘센트 설치를 위한 설득 작업을 벌여 왔다. 이후 수전 용량 체크 등 전기 안전검사와 전기요금 과금을 위한 사용자 식별 태그 부착 작업을 진행했다. 정부가 최근 전기차 8000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연내 이동형 충전기 2만대 보급을 선언한 만큼 KT의 사업도 탄력을 받았다.
이동형 충전기는 전용 주차장이 있어야만 설치가 가능한 고정형 충전설비와 달리 주차장 내 일반 전원 콘센트에 꽂아 태그만 인식하면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 과금은 사용량에 따라 개별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고정형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전용 주차면 등 공간 점유를 위해 입주자회의 동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동형 충전기는 이 같은 절차가 필요 없다.
과금을 위한 사용자 인증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용주차장의 전기 무단 사용도 차단할 수 있다. 또 전기차 소유자가 이사하거나 중고차 거래 시 충전기 이전 설치에 100만~200만원의 공사비용이 들었지만 이동형 충전기는 공사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정부는 이동형 충전기 보급 활성화를 위해 충전기 무상 보급과 함께 전기 콘센트가 없는 공동주택 주차장에 한해 콘센트 설치 공사비를 기당 40만원씩 최대 5개(20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 사업에서 KT는 충전에 따른 전력사용량 및 사용자 인증 전송에 필요한 LTE 통신서비스와 일부 운영을 맡고, 파워큐브는 계량기를 내장한 케이블 형태의 이동형 충전기를 공급한다.
문성욱 KT 상무는 “1만기 충전 콘센트 설치·운영으로 전기차 구매 신청을 하고도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해 중도 포기한 공동주택 고객 고충이 해소될 것”이라며 “이 같은 충전콘센트 사업뿐만 아니라 KT 역량을 더한 다른 전기차 관련 서비스도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