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적으로 움직이는 스마트 물질 나온다` 스티브 그래닉 UNIST교수팀 능동입자 구현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스마트 물질`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스티브 그래닉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장) 연구팀(이하 그래닉 교수팀)이 군집 생물체처럼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미세입자와 이를 기반으로 한 능동입자를 개발했다. 부작용없이 인체에 약물을 전달하거나 초소형 로봇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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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나 철새, 박테리아 등 자연계의 크고 작은 군집 생명체는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행동패턴을 보인다. 인체 내 세포처럼 미세한 개체 또한 서로 의사소통하듯 조화롭게 모이고 움직이는 형상을 나타낸다.

그래닉 교수팀은 군집 생명체처럼 스스로 조직화하는 미세 콜로이드(colloid) 입자를 개발하고, 콜로이드 입자의 자기조립 현상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실험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콜로이드`란 일반 분자나 이온보다 크지만 지름이 1㎚~1000㎚ 정도인 작은 미립자가 기체나 액체 중에 분산된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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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이드 내에 중심을 벗어난 전하의 비균형성 영향으로 다양하게 형성되는 콜로이드 자기조립 구조체.

즉 인공적으로 미세입자를 만들고, 이 미세입자가 상호작용 아래 마치 생명체처럼 조직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래닉 교수팀은 전위차 원리를 이용해 미세입자를 생명체와 같은 `능동 입자`(active particles)로 만들었다.

마이크로 크기의 이 능동입자는 전기적 제어를 가하면 스스로 떼를 지어 이동하고(Swarms), 군집하며(Clusters), 체인 형태(Chains)를 띠었다.

입자간 역동적 상호작용으로 규칙적이고 다양한 군집 `유영`(Swim) 형태를 나타냈다. 전기장 안의 주파수 세기에 따라 길고 뚜렷한 꼬리 형태를 만들거나, 조립이 느슨한 큰 무리를 형성했다. 또 촘촘한 형태의 개별 군락을 여러 개 이뤄 이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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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입자를 이용한 실험 결과

그래닉 교수팀은 전위차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모양의 입자 군집 형태를 재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능동입자와 전기적 제어 기술을 활용하면 약물 성분을 함유한 입자를 원하는 위치에서 군집을 형성하도록 유도해 필요 부위에만 약효를 나타내도록 할 수 있다. 나아가 스스로 움직여 팀웍을 발휘하는 마이크로 로봇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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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닉 교수는 “한 가지 성질을 지닌 동일한 물질이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형태의 자기조립 구조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찾아낸 것”이라며 “다양한 물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원하는 성질을 발현하는 스마트물질, 인공지능 물질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IBS첨단연성물질연구단과 에릭 루이첸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팀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또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의 실험 노하우, 노스웨스턴 대학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이 활용됐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머티리얼즈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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