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31>패러데이퓨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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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에서 미래지향적이며 날렵한 외모를 가진 슈퍼카 한 대가 공개됐다. 영화 속 배트모빌과 닮은 슈퍼카의 모습과 사양이 공개되는 순간 역대 최고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설립된지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인 패러데이퓨처(Faraday Future)는 올해 CES에서 1000마력 힘을 갖춘 콘셉트 슈퍼 전기차 `FFZERO1`을 공개했다. 네 바퀴에 각각 달려 있는 전기 모터는 1000마력 힘을 뿜어내고 0~100㎞까지 3초가 걸린다. 최고 속도는 320㎞/h로 엄청난 사양을 보여 준다.

차 지붕은 유리로 돼 있어 위에서 실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실내는 흰 색상 탄소섬유 소재로 꾸몄다. 운전석 앞 부분은 대형 디스플레이 3개가 장착돼 운전자가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게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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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데이퓨처 콘셉트 슈퍼전기차 FFZERO1

패러데이퓨처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는 신생 전기차 제조업체다. 회사를 세운지 1년 반 만에 내놓은 첫 콘셉트 전기차에 `테슬라 킬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패러데이퓨처는 지난 2014년 설립됐는데 누가 투자하고 운영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러에코(LeEco) 최고경영자(CEO)인 자웨팅이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LeEco는 중국판 유튜브,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린다. 약 10만편 드라마와 영화를 보유하고 있으며 노래,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등록 사용자가 약 4억명이다. 최근 콘텐츠 영역을 벗어나 콘텐츠 소비기기 스마트폰과 스마트 TV를 직접 제작, 판매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자웨팅은 순자산만 79억달러(9조3000억원)로 중국 부자 순위 17위에 오른 인물이다. 2015년 초 16억달러(1조9300억원) 러에코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마련했다. 패러데이퓨처 투자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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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웨팅 러에코 CEO

패러데이퓨처 주요 임직원은 테슬라, BMW 출신 등으로 구성됐다. 테슬라 전 임원인 닉 샘슨은 연구개발(R&D)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테슬라 모델S 개발을 이끌었던 데그 레그혼이 글로벌 생산담당 부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디자인 책임인 리차드 김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BMW `i3`와 `i8` 디자인 리더였다.

패러데이퓨처는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네바다주에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테슬라도 네바다주에 50억달러(6조원)를 들여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경쟁 상대로 꼽은 테슬라가 공장을 짓고 있는 네바다를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패러데이퓨처는 약 8만4000평 규모로 들어서는 이 곳에 약 4500명 근로자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자율주행차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미시간주는 패러데이퓨처가 자율주행 자동차 도로주행 시험에 필요한 요건이 무엇인지 문의한 후 제조자 번호판 3건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미시간 법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시제품 자동차 도로 주행 시험을 하려면 제조자 번호판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러데이 퓨처가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패러데이퓨처는 아직도 비밀에 싸여있는 업체다. 회사 사이트를 방문해 보면 회사 CEO 소개가 없다. 다만 닉 샘슨 부사장 등 사업 부문별 임원 명단만 나와 있을 뿐이다. 업계는 자웨팅이 패러데이 퓨처의 사실상 CEO라고 보고 있다. 패러데이퓨처가 중국의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자동차업계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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