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대기업, 총수 지분율 0.9%...`내부지분율` 높여 지배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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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가 있는 국내 45개 대기업 `내부지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대 대기업은 역대 가장 높은 내부지분율을 기록했다. 10대 대기업 총수는 평균 0.9% 지분율로 그룹을 지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가 있는 45개 대기업집단 내부지분율이 57.3%로 전년 대비 2.1%P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내부지분율은 전체 계열회사 자본금 중 총수와 특수관계자(친족, 임원, 계열사 등) 보유 주식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총수의 실질적 그룹 지배력을 보여준다. 45개 대기업집단 내부지분율 상승은 계열회사 지분율 상승(48.5%→50.6%) 덕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전년보다 오히려 하락(4.3%→4.1%)했다.

45개 대기업집단 중 롯데(21.3%P 상승), 현대백화점(11.8%P), SK(9.0%P), 이랜드(3.9%P) 등의 내부지분율이 높아졌다. 반면 금호아시아나(-10.1%P), KCC(-6.4%P), 세아(-5.7%P), 미래에셋(-4.3%P) 등은 낮아졌다.

공정위는 롯데가 해외계열회사의 국내계열회사 소유지분을 `내부지분`으로 정정해 전체 내부지분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7.6%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총수와 총수일가 지분율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계열회사 지분율은 지속 높아지는 모습이다. 총수 지분율은 3년 연속 0.9%를 기록했다. 1%도 안 되는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 실질적 그룹 지배력은 높인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지분율은 2014년 이후 1% 미만으로 내려갔고, 총수일가 지분율은 2007년 이후 하락 추세”라며 “계열회사 지분율은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65대 대기업집단 중 순환출자가 있는 곳은 삼성, 현대차, 롯데 등 8개로 나타났다. 롯데는 전년보다 순환출자 고리가 무려 349개 줄었지만 8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여전히 가장 많은 67개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삼성·영풍(각 7개), 현대차·현대산업개발(각 4개), 현대백화점(3개) 순으로 나타났다.

65개 대기업집단 중 금융보험사를 보유한 `금산복합집단`은 32개로, 총 169개 금융보험사를 갖고 있다. 총수가 있는 26개 금산복합집단 중 13개 집단에 소속된 48개 금융보험사가 127개 계열회사에 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8개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 출자금은 4조9807억원으로 전년보다 6233억원(14.3%) 증가했다. 금융계열회사(99개)에 대한 출자금(5894억원, 14.4%)과 비금융계열회사(28개)에 대한 출자금(339억원, 13.0%)이 모두 증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수 대기업집단이 금융사를 보유했고 복잡한 출자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금산분리를 강화하며 단순·투명한 소유구조를 유도할 수 있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총수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 변화(자료:공정거래위원회, 단위:%)>

 총수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 변화(자료:공정거래위원회, 단위:%)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