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하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안정을 찾았던 국내 증시에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6일 코스피는 브렉시트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 모두에서 4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도 매도에 동참해 2000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에 비해 36.73P 하락한 1953.12를 기록해 지난 4일 지수 2000선 탈환을 노리던 것에서 이틀 만에 다시 1950선대로 주저앉았다. 오전장 한때 194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개인이 50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나타냈다. 닛케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2% 전후의 약세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엔화는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원 이상 오른 1165.60원, 원·엔 환율은 14원 이상 오른 1152.86원으로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은 100엔대로 진입해 브렉시트 이후 다시 100엔선 붕괴가 우려된다.
금융시장에 다시 빨간불이 켜진 것은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성장 우려가 재차 부각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도 1% 전후의 약세를 나타내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 갔다.
중국 제조업지표 부진과 미국 5월 경기지표 부진에 이어 10년·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데다 영국 일부 금융사가 유동성 부족으로 부동산펀드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브렉시트 우려가 다시금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여기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경기 대응 자본확충 비율을 0.5%에서 0%로 낮춰 대출 여력을 높인다고 발표하자 파운드화가 급락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후폭풍에 대한 우려 속에서 뉴욕 외환시장에서 1.29980달러에 거래돼 1985년 이래 처음으로 1.3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서는 7일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기전자업종을 중심으로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7조5000억원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서는 8조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의 2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못미칠 수도 있다고 예상해 실적시즌을 앞두고 주식시장에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도 7.22P 하락한 685.51로 마감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