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100%`
지난해 중국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서 외국인 원고가 1심 민사에서 받아든 성적표다. 63건 모두 승소했다. 관련 자료를 공개한 주인공이 이 법원 판사여서 중국이 지식재산권(IP) 분쟁에서 자국 기업에만 유리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외부 의혹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IP노믹스와 단독 제휴한 영국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은 지난 4일(현지시간) 강 펑(Gang Feng) 판사가 지난달 초 한 행사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서 진행한 민사소송 1심에서 외국인 원고의 승률이 100%(63전 63승)라고 전했다. 강 판사는 지난 2014년 법원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근무 중인 법관이다.
강 판사는 당시 발표자료에서 “지난해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 접수된 외국 관련 소송은 모두 1095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사소송 1심에서 원고가 이긴 비율은 72.3%”이고 “이 가운데 외국인이 원고였던 1심 민사에서는 원고가 모두 승소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서 진행하는 1심 민사는 특허 또는 기술적으로 복잡한 IP 관련 분쟁만 다룬다. 중국의 한 민간업체 조사를 보면 지난해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서 판결을 내린 1심 민사 중 70% 이상이 특허분쟁이다.
외신은 이번 발표를 중국이 자국 기업과 외국 업체에 각기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는 외부 시선을 불식하고, 자국 사법제도가 공평하게 동일한 법률을 적용한다는 점을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하지만 외국 특허권자들은 현재 여전히 중국 내에서 특허권 행사를 조심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친구`로 보이지 않으면 사업을 전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베이징 외에 상하이와 광저우 등 지난 2014년 같이 설립된 중국 지식재산권법원 세 곳이 얼마나 공평한 판결을 내릴 것인지는 향후 퀄컴-메이주 특허소송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앞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표준특허를 보유한 퀄컴이 중국 업체로부터 받을 실시료 수준을 큰 폭으로 낮춘 상황에서 중국 법원이 메이주가 특허침해를 하지 않았다고 판결하면 100%라는 승률은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메이주를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 제소한 `외국인 원고`인 퀄컴이 특허가 200여건에 불과한 메이주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100%` 승률을 이어갈지 여부는 현재 중국 내 특허권자와 실시권자 모두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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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