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HPE와 소송에서 패배...30억달러 물어야

오라클이 서버 판매를 둘러싼 HPE와의 항소심에서도 패했다. 미국 법원은 오라클에 “30억달러(약 3조444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HPE가 요구한 액수 그대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산타클라라 카운티 상급법원은 지난 30일(현지시각) “오라클이 HPE에 30억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 4년 간의 두 회사 소송에서 다시 한번 HPE편을 들어주었다.

오라클과 HPE 간 소송은 201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HP는 오라클을 상대로 “서버 판매 부진과 관련한 합의를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하며 30억달러 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법원은 2012년 8월 HP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오라클은 항소했고, 이번에 항소심에서도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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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 소송 쟁점은 오라클 결정으로 HP 서버 판매가 감소했는지다. 원래 두 회사는 서로 중요한 파트너였다. 그런데 오라클이 2010년 1월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하면서 경쟁자가 됐다. 오라클은 같은해 9월 HP 전 최고경영자(CEO) 마크 허드를 공동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HP는 기업 비밀 누출 등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고, 허드 건은 합의를 봤다. 그런데 2011년 3월, 오라클이 또 한 번 HP를 건드렸다. 오라클이 자사 데이터베이스 신제품 및 소프트웨어에 아이태니엄 칩 중단을 않겠다고 한 것이다. 아이태니엄 칩은 HP와 인텔이 1994년 공동으로 개발한 고성능 서버용 칩이다.

오라클은 아이태니엄 칩 지원 중단 이유로 “인텔이 아이태니엄 칩 생산을 중단한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인텔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오라클이 데이터베이스 신제품에 아이테니엄 칩 지원을 중단하면 아이테니엄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HP 고객과 HP에 큰 피해가 간다. 이에 HP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 HP 아이태니엄 서버 판매는 당시 크게 줄었다. HP는 지난해 가을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특화한 회사를 HPE라는 이름으로 분리했다.

이번 항소심에서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데이터베이스 신제품에 아이태니엄 칩 지원을 중단 한것은 “인텔이 아이태니엄 칩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해서 내려진 결정”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스티브 코닉 웨드부쉬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라클 시장가치는 1700억달러나 된다. 이번 판결이 오라클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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