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ERI, 중전기기 수출 경쟁력 UP!...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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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의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로 우리나라 중전기기 수출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송전탑을 포함한 전력 전송 설비.

우리나라 중전기기 수출 전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중전기기 산업계의 오랜 숙원인 한국전기연구원(KERI) 보유의 4000MVA 대전력 시험설비 증설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중전기기는 전력에너지를 생산해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전력 인프라에 필요한 각종 기자재와 산업용 전기기기를 말한다. 발전기·전동기 등 회전기기, 변압기·차단기 등 전기기기, 전선 및 기타 전기기기 등이 포함된다. 국가 전력 공급망 구축과 운영에 필수인 기간산업이자 자본재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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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광공업통계보고서(통계청)

세계 중전기기 시장은 경기 둔화에 따른 설비투자 위축 속에서도 전력설비 신규 구축과 교체 수요로 인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지속 성장에 따라 중전기기의 수요와 공급은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중전기기업계의 수출 상황은 수년 동안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나라 전기제품 수출은 9억7700만달러로 지난해 4월 13억2600만달러 대비 26.3%나 감소했다.

송배전 기기 -20.7%, 산업용 기기 -20.2%, 전기부품 -32.3% 등 전 분야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최근 1년 동안의 월별 수출 실적도 전반에 걸친 하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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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송배전 설비

우리나라 중전기기업계는 10여년 전부터 전선, 발전기, 전동기, 변압기, 차단기 등을 중심으로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해 2013년 149억달러로 사상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4년 수출은 142억6500만달러로 5%가량 줄었고, 지난해에는 140억3400만달러로 떨어졌다. 이 상태대로라면 올해 수출 총액은 140억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 KITA(무역협회), 전기산업통계(전기산업진흥회)

국내 중전기기 업계는 수년 전부터 지속 성장과 수출 회복을 위해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을 요구해 왔다. 세계 송·배전 기술의 변화와 이에 맞는 제품 개발, 나아가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시험인증이 수출 경쟁력 강화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수출용 중전기기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전력계통과 연관돼 규격화와 표준화를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대전력시험설비`는 이러한 중전기기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설비다.

한국전기연구원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대전력시험설비는 1982년 구축 이후 지금까지 수명 연한 30년을 초과한 34년을 사용했다. 설비 노후화에 따른 불시 고장과 가동 중단 우려는 수출 차질로 이어졌고, 국내 중전기기 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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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범위

기존 4000MVA급 1기 설비를 100여 기업이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나타난 시험 물량 적체는 가장 큰 문제였다. 여기에 세계 시장에서는 전력 계통 최고전압이 1100㎸급으로 격상되고, 유럽 국가가 주도하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중전기기 성능평가 기준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전기연의 `4000MVA급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준공이 중전기기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4000MVA 증설은 수출 경쟁력을 포함, 국내 중전기기 업계에 경제 이득을 직간접으로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시험설비의 증설로 적체된 시험 물량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내수 시장은 물론 적기 공급이 중요한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동시에 중전기기 업계의 기술개발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전기기 업체의 시험인증 비용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네덜란드 전기시험연구소(KEMA) 등 해외 시험인증기관에 비해 2~3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산업진흥회는 이번 증설사업 준공으로 국내 600여개 전력기기 업체들이 제품 개발과 시험 인증 혜택을 보게 되고, 시험인증 비용은 연 100억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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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원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내 대전력발생시스템(단락발전기)

신영준 일진전기 전무는 “초고압 차단기 시험인증을 신청할 때마다 보통 한두 달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번 증설로 제품 출시와 공급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특히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에 따라 시험 대상 품목인 차단기를 포함한 개폐장치, 퓨즈류, 변압기, 피뢰기, 전력용 케이블 등 외에도 직류 2000V 150kA까지 대용량의 고압 직류 전력기기(차단기, 개폐기, 퓨즈 등) 시험도 가능하게 됐다. 직류 전력기기의 국산화 개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23일 열린 증설사업 준공식에서 KERI, 전기산업진흥회, 중전기기업계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제품 400억달러 수출 달성을 제시했다.

정부의 중전기기산업 중장기 수출 지원 정책도 동시에 추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중전기기(전력기자재) 성장엔진 창출을 위한 핵심 R&BD 로드맵`을 수립했다. 핵심은 정보기술(IT) 융합 지능형, 고효율, 친환경을 키워드로 해외 기술 변화 트렌드에 대응하고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국가 주도의 중전기기산업 기술 혁신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신시장 창출 선도 기술과 중소기업 주도형 기술혁신 상용화 기술, 실증·표준화 인프라 기술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중전기기산업을 다각화한다. 오는 2025년에 수출 500억달러를 달성, 세계 5위권 중전기기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장세창 한국전기산업진흥회장은 “KERI의 4000MVA 대전력 증설은 우리나라 전기산업의 기술 혁신과 국제 경쟁력 확보를 통해 중전기기 산업을 글로벌 신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획]KERI, 중전기기 수출 경쟁력 UP!...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
[기획]KERI, 중전기기 수출 경쟁력 UP!...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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