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5%까지 치고 올라갔던 국산 배터리 점유율이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20%대로 주저앉았다. 국산 배터리를 쓰는 GM `쉐보레 볼트(Volt)`가 두 달 연속 판매량 1위 자리에 올랐지만, 급감했던 테슬라 `모델S·모델X`이 다시 반등했기 때문이다. 하반기는 국내 기업의 점유율 회복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7월을 시작으로 북미에 출시되는 GM·현대차·BMW 상위 완성차 업체 다수의 신형 모델 대부분이 국산 배터리를 채용하기 때문이다.
26일 북미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 이브이스(EVs)가 집계한 북미 전기차(BEV·PHEV) 판매량을 근거로 배터리 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한국산 배터리 판매량은 8만5584.9㎾h, 일본산은 27만1635.9㎾h를 기록했다. 지난 4월과 비교하면 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35%(9만3479.4㎾h)에서 23%로 줄었고, 일본은 65%(17만5278.4㎾h)에서 87%로 다시 올랐다. 닛산 `리프(Leaf)` 판매량은 감소 추세지만, 파나소닉 배터리를 채용한 테슬라 모델X·S가 각각 2·4위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인 `포드 퓨전 에너지`가 3위를 기록했다. 북미 시장 상위권 내 `볼트(Volt)`, BMW `i3`를 제외하고 전부 일본산 배터리가 주류다.
지난달 테슬라모터스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시장전략과 출시일을 밝히면서 한국을 포함해 미국·유럽에 40만명에 육박하는 사전 예약자가 몰렸지만, 시장 위축이 없이 미국 시장은 지난 3월(13844대)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11423대)을 기록했다.
하반기 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부터 미국에 출시되는 신차 및 업그레이드 버전이 대부분 국산 배터리를 채용한다. GM이 Volt(배터리 용량 18㎾h)에 이어 첫 순수전기차인 `Bolt(60㎾h)`를 출시한다. Bolt는 LG화학의 배터리를 장착해 한번 충전에 200마일(320㎞)를 달린다. 여기에 BMW도 기존 i3 전기차에 배터리 용량과 효율을 한층 높인 장거리용 차량을 출시한다.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해 114마일(180km)주행한다. 현대차도 이르면 7월 LG화학 배터리를 단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EV`를 미국에 출시한다. 그 밖에 일본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폴크스바겐 `e-Golf`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 배터를 장착한 e-Golf 는 한번 충전으로 120마일(200㎞) 주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산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 모델 수가 비슷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국산 배터리 전기차 수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유력 전기차에 국산 배터리 채용이 늘면서 한일 간 격차는 상당히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지역 전기차/배터리 2016년 월별 판매 현황 (단위:대·㎿h / 자료:인사이드EVs·전자신문)>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