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부활]새로운 휴대폰 브랜드, 고객 혜택 커진다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14%(2위). 전성기 때 팬택은 대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와 경쟁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꿨다. 3~4년 전부터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지만 2차 워크아웃이 시작된 2014년까지만 해도 550여 협력사에 8만여 근로자가 팬택과 관계된 일을 했다. 이들의 직계가족만 30만명으로, 팬택은 당당히 국내 산업 생태계의 한 축을 차지했다.

팬택이 부활했다고 해서 단기간 내에 이런 모습을 되찾기는 어렵다는 게 솔직한 평가다. 팬택은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을 벗어나 중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지만 중저가폰 시장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단말 가격 하락의 세계 추세가 국내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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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10%대 점유율만 회복한다면 고객은 또 다른 선택의 기회가 생긴다. 제조사 경쟁이 치열해지면 단말 품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팬택이 22일 공개한 `IM-100`과 블루투스 오디오 스피커 `스톤`

팬택이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더라도 당장 국내 통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 역시 많지 않다. 시장점유율 60% 이상으로 1위의 선두를 독보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이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운 LG전자, 2014년 아이폰6로 반전에 성공한 애플의 입지가 공고하다.

하지만 팬택이 이런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 예상되는 결과는 상당히 밝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는 대기업 3사 외에 일부 외산폰이 소량 유통되고 있다. 고객 10명에 6~7명은 삼성전자 제품을 쓴다.

팬택이 10%대 점유율만 회복한다면 고객은 또 다른 선택의 기회가 생긴다. 제조사 경쟁이 치열해지면 단말 품질은 높아지고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국내 시장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제조사가 국내 경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도 단말 제조사가 많아지는 게 유리하다. 한두 개 대기업이 단말을 독점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에서는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팬택이 단기간에 다른 기업을 견제할 세력으로 성장하긴 어려겠지만 이통사로서는 팬택의 부활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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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10%대 점유율만 회복한다면 고객은 또 다른 선택의 기회가 생긴다. 제조사 경쟁이 치열해지면 단말 품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통가도 마찬가지다. 휴대폰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고객에게 더 다양한 제품을 권유할 수 있다. 새로운 제품과 관련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진다.

무엇보다 팬택 사업이 성장하면 협력사와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가 늘고, 또다시 산업 생태계의 큰 축을 차지하게 된다. 이것이 팬택 부활이 시장에 가져다 줄 가장 큰 긍정 요소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국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 업체는 팬택 부활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팬택은 오랜 단말 제작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국산 제품이 등장한다면 아직도 국내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업체로서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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