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텔과 마이크론의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에 대응하기 위해 독자 D램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제시했다. 범용 D램과 비교하면 속도는 떨어지지만 용량이 대폭 늘고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진국 SK하이닉스 D램기술본부장(전무)은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반도체테스트학회 초청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밀고 있는 기술의 정식 명칭은 `매니지드 D램 솔루션(MDS:Managed Dram Solution)`이다. 김 전무는 “인텔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는 D램과 낸드플래시 장점을 결합한 제품으로, D램 슬롯에 바로 꽂아 쓸 수 있는 솔루션이 나오면 특정 서버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면서 “SK하이닉스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MDS라는 기술 아이디어를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표준화하고 있다”면서 “칩셋 업계를 설득해 표준화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무에 따르면 MDS는 로직 칩을 활용, 범용 D램 단점인 용량당 비싼 가격과 비휘발성 등을 극복하는 구조다. 기술 방식은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로직 칩으로 여러 D램을 논리적으로 묶어 고용량을 구현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전문가는 예상했다.
인텔은 마이크론과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로 일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물론 비휘발성메모리모듈(NVDIMM:Non Volatile Dual In-line Memory Module)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D램 업계는 NVDIMM 시장을 인텔에 잠식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NVDIMM은 D램이 얹히는 DIMM 모듈에 낸드플래시 같은 비휘발성 메모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메모리 모듈을 의미한다. 예상치 못한 전원 손실이 발생했을 때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 복구할 수 있다. 백업 기능이 있는 D램 모듈인 셈이다.
이 제품을 꽂으면 이론상으로는 D램을 탑재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작동한다. D램과 비교하면 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대용량, 비휘발성이라는 특징이 필요한 일부 서버 시장에선 기존의 D램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제안한 MDS는 이 같은 인텔 공세를 막기 위한 대응책인 셈이다.
10나노 D램 기술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전무는 “10나노대 D램까지도 현재 베리드(buried) 게이트(Gate) 방식은 계속 유지되겠지만 이후로는 구조가 변경돼야 할 것”이라면서 “공정 전환에 따른 경제성 이익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역설했다. 원가를 낮추지 못하는 공정 전환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