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은 석탄 소비량이 최근 5년간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줄었지만 우리나라에선 오히려 늘어났다. 정부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따라 석탄화력 폐쇄 등 조치가 소비량 감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일 글로벌 에너지기업 BP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석탄 소비량은 9억7920만 석유환산톤(TOE)으로 1982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10억 TOE 아래로 떨어졌다. 2010년보다는 12.2%나 줄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석탄소비량은 2010년 7590만 TOE에서 지난해 8450만 TOE로 11.2%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도 10.2% 증가하며 한국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인도는 무려 39.0%나 늘었다.
선진국에선 독일과 일본이 각각 1.6%, 3.2%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증가폭은 작았다. 주요국가 중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진 나라는 네덜란드(40.8%)와 스페인(109.2%) 정도였지만 이들 나라는 상대적으로 소비량이 적은 국가다. 이에 반해 이 기간 미국 소비량은 24.5%나 급감했으며 캐나다에서도 21.6% 줄었다.
유럽에서는 핀란드가 44.8% 줄었으며 영국(-24.3%), 프랑스(-24.2%), 체코(-15.2%), 스웨덴(-15.1%)도 감소폭이 컸다. 폴란드에서는 9.6%, 이탈리아는 8.9%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석탄 소비량도 2014년 8460만 TOE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8450만 TOE로 10만 TOE(-0.2%) 줄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소비 점유율은 2.2%다.
자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 에너지 최종 소비자가격이 정부의 통제를 받는 구조여서 경제적인 발전연료로 쓰이고 있는 석탄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들 수는 없는 구조”라면서 “하지만,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 등 국가 목표를 위해 석탄 소비와 화력발전 발전은 낮춰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