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더 이상 미래 아닌 현실”…일상으로 들어온 자율주행기술

#최근 약 1억원을 지불하고 아우디 Q7을 구입한 변호사 A씨(45)는 혼잡한 출·퇴근길 운전이 쉬워졌다.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 스스로 앞차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달리고, 곡선 구간에서도 스티어링휠(운전대) 조작 없이 차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주행하기 때문이다. A씨가 운전 중에 해야 하는 일은 약 10초에 한 번씩 스티어링휠에 손을 얹는 것뿐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아우디 Q7이 부분자율주행 기술인 `교통체증지원시스템(TJA)`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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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더뉴 Q7에 적용된 디지털 클러스터 `버츄얼 콧핏(Virtual Cockpit)` (제공=아우디코리아)

운전자가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가 현실로 들어왔다. 10여년 전 운전자를 돕는 수준에 그치던 기술이 이제는 일정 구간에서 운전자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진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3년 플래그십 세단 신형 `S클래스`에 부분자율주행 기능을 최초로 탑재했다.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로 명명된 벤츠 부분자율주행 기능은 10초가량 운전자 도움 없는 주행을 가능케 했다. 이후 BMW, 아우디, 테슬라,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등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판되고 있는 차량 가운데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종은 국산차 10여종, 수입차 10여종 등 20여종에 이른다. 그 가운데 올해 출시된 차량만 약 80%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에 출시한 벤츠 `올뉴 E클래스`, 볼보 `XC90` 등은 기존의 부분자율주행 차량보다 한층 부드러운 주행 성능과 진일보한 기술력으로 운전자를 잠시 쉴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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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자율주행 기술 `드라이빙 파일럿`이 적용된 메르세데스-벤츠 준대형 세단 10세대 E클래스

국내 출시된 양산 차량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모델은 이달 초 출시된 10세대 더뉴 E클래스다. 더뉴 E클래스에는 60초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자율주행이 가능한 드라이빙 파일럿 기능이 탑재됐다. 이는 국내 출시 차량 가운데 가장 긴 시간 동안 자율주행 기능이 구현되는 것이다. 드라이빙 파일럿은 최고 시속 130㎞ 속도까지 차로를 유지하고, 앞 차량과의 주행 궤적을 적정 거리로 유지하면서 주행한다. 또 버튼 하나로 전면-후면-평행 등 모든 주차와 출차가 가능한 `파킹 파일럿` 기술이 더뉴 E클래스에 적용됐다.

마르틴 휠더 메르세데스-벤츠 대형차 총괄 부사장은 “E클래스는 미국 네바다주에서 최초로 자율주행 시험 면허를 최초로 취득한 양산 차량으로, 10초가량 구현되던 S클래스 드라이빙 파일럿보다 진보된 기술을 적용했다”면서 “앞으로 C클래스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 등 다양한 차종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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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II`를 장착한 볼보 플래그십 SUV `XC90` (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차는 이달 출시한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에 부분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II`를 장착했다. 이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유지시스템을 합친 기술이다. 차로가 뚜렷하고 시속 15㎞ 이상(또는 전방 차량이 감지될 경우)인 때 이 기능을 작동시키면 자동차가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해 가며 스스로 제동과 가속을 번갈아 한다. 스티어링휠을 놓고 있으면 24초 동안 유지되며, 스티어링휠에 손만 얹고 있어도 이 기능은 지속된다. 최고속도 시속 140㎞까지 작동, 일상주행 중에 활용도가 높다. 볼보차는 2017년까지 100대의 자율주행자동차를 일반도로에 달리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드라이브 미(Drive M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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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어시스턴스` 기능이 적용된 BMW 플래그십 세단 `750Li` (제공=BMW코리아)

BMW는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에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기능을 적용했다. 이 기능은 최고 시속 200㎞ 속도에서도 손과 발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약 15초 동안 주행이 가능하다. 7시리즈는 주차 위치에 차를 댄 뒤 스마트키를 누르고 있으면 차가 자동 주차되는 `리모트컨트롤(리모컨) 파킹` 기능도 장착했다. 주차 후 사람이 빠져나오기 힘든 좁은 공간에서 효과가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주파수 혼신 가능성 때문에 올 하반기에나 도입될 예정이다.

아우디 대형 SUV Q7에는 `교통체증지원시스템(TJA)`이 적용됐다. 이는 도심의 차량 정체 상황에서 자동으로 가속과 제동, 조향을 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전방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 보조 카메라가 작동해 시속 65㎞ 이내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극심한 정체 상황인 시속 3㎞ 이내에서는 운전대가 완벽하게 조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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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속도로에서 실제로 작동한 테슬라 모델S `오토파일럿` 기능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오토파일럿`을 공개했다. 오토파일럿은 도로 상황에 맞춰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전하는 `레벨3`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테슬라는 오는 2018년까지 자동으로 시동을 걸고 주행과 충전, 주차까지 완전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진보된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화한 곳은 현대차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는 현재 EQ900에다 최고 시속 100㎞ 속도로 고속도로에서 약 17초 동안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을 탑재했다. 차간거리제어기능(ASCC)과 차로유지기능(LKAS), 내비게이션 정보가 복합 융합된 기술로 차간 거리 및 차로 유지, 전방 차량 정차 시 자동 정지 및 재출발, 제한속도 구간별 속도 조절 등 기능을 통해 안전한 주행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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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을 탑재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EQ900 (제공=현대자동차)

한편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와 독일 브랜드 간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부품업체의 기술력 싸움과 같다고 판단했다. 제네시스는 현대모비스, 만도 등 국산 부품 업체들과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독일 업체들은 보쉬, 컨티넨탈 등 독일 부품업체들과 함께한다.

지난 9일 현대모비스는 국내 부품업체 최초로 자율주행차 실도로 임시운행을 허가 받았다. 레벨3에 해당하는 현대모비스 자율주행차는 정부에서 시험운행 구역으로 지정된 고속도로(서울-신갈-호법 41㎞), 국도(수원, 평택, 용인, 파주 등) 등 총 320㎞ 구간을 달리게 된다. 또 만도는 최근 보쉬, 컨티넨탈 등 독일계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제치고 최근 테슬라와 자율주행 기술 공동 개발 업체로 선정됐다.

[이슈분석]“더 이상 미래 아닌 현실”…일상으로 들어온 자율주행기술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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