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IoT·스마트홈, 접근성은 걸음마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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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하고 인터넷을 이용, 데이터를 실시간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일컫는다. 낯설게 느껴지던 IoT라는 용어가 우리 주변에서 쓰인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어느덧 IoT를 넘어 스마트홈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분양되고 있는 신축 아파트와 빌라는 IoT가 집 안 구석구석 적용된 스마트홈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을 적극 홍보한다. 마케팅 수단으로 쓰일 정도로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스마트홈 시스템은 스마트폰을 이용, 원격으로 집안 환경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조명을 조절하는 IoT 스위치, 가스 밸브 잠금 상태를 확인해 잠금을 설정하거나 가스 누출을 차단하는 IoT 가스록, 창문이나 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센서로 감지해 개폐나 침입 상태 등을 파악하는 IoT 알림감지센서, 스마트폰으로 전원 시간을 설정하는 IoT 플러그, 보일러에 설치하는 온도조절기에 이르기까지 종류와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이용자 측면에서 바라본 국내 IoT와 스마트홈 시스템 접근성 수준은 어떨까. 한마디로 아직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민간 분양 건설사는 물론 공공 건설사조차 스마트홈 시스템을 적용하는 데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스마트홈을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어린이, 노인 사용자의 접근성은 고려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사 도급 상위에 해당하는 건설사 스마트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살펴본 결과 대체 텍스트, 레이블 제공, 초점 이동, 음성 오버 활성화 시 객체 선택 여부 등 전반에 걸쳐 접근성과 사용성이 낮았다.

스마트홈 시스템은 실제 입주민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테스트 환경상 각 앱 입주단지 선택과 로그인 페이지만을 살펴본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앱 제작 시 모든 사용자를 위한 고려는 다소 미흡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IoT·스마트홈 시스템의 접근성 문제는 비단 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물리적 제약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장애인이나 노인층은 터치패널로 구성된 키오스크, 조명, 난방, 인터넷 시스템 등을 이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현관문을 열고, 조명을 켜고, 실내온도를 설정하고, 방문객을 확인하는 것은 우리 생활에서 아주 사소한 기본 일이다.

그러나 IoT·스마트홈 시스템 환경에서는 다르다. 평범한 일상이 장애인이나 노인에게 물리적 제약으로 다가온다. 평소 손쉽게 하던 일을 혼자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편의 차원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다. 비장애인에게 IoT나 스마트홈 시스템의 접근성은 있으면 편리하고 없어도 그만인 하나의 수단이다. 장애인이나 노인에게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생존의 일부다.

우리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줄 IoT·스마트홈 시스템 이용 대상이 제한되면 안 된다. 일부가 아닌 우리 모두가 IoT·스마트홈 시스템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누리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장애인, 노인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IoT·스마트홈 시스템이 필요하다.

앞으로 IoT·스마트홈 시스템의 접근성과 사용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이어 가야 한다. IoT·스마트홈 시스템이 접근성과 사용성을 개선, 진정한 최첨단 기술로서 우리 모두의 곁에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김근우 에이매스컨설팅 대표 gnu@amas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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