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전원 업계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시장 확대로 전기를 맞았다. 건물, 공장 등 기존 수요처 대비 대용량, 고품질 제품을 요구하고 있어 부가가치가 높아 주력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16일 비상전원 선두권 업체에 따르면 IDC용 제품 매출이 지속 늘면서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와 비상발전기업계는 기존 건물, 공장, 아파트 등에서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국내 IDC 신증설 등으로 신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력 시장이 이동했다.
현재 우리나라 데이터센터는 130여개로 지난해 기준 시장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이다. 연평균 3.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10여개 이상 들어서면서 비상전원 수요도 지속 늘고 있다.
UPS 보급 실적 1위 기업 이피코리아는 지난해 삼성SDS 상암IDC에 1600kvA급 UPS 12대를 공급했다. 이전에도 SK C&C 대덕데이터센터, SK브로드밴드 분당센터, LG CNS 미음센터 등 대기업이 발주한 IDC UPS 공급권을 연이어 따내며 IDC 시장을 텃밭으로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올해 매출에서 IDC향 UPS 차지 비중은 7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상발전기 매출 1위 기업 지엔씨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늘어난 109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90%가량을 비상발전기 부문에서 올렸다. 우리나라 비상발전기 시장점유율은 30% 내외지만 IDC 부문을 포함하면 70%로 뛴다. IDC 공급에서 나오는 매출만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2010년부터 신시장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수요 발굴에 집중한 결과다. 지난해엔 NH농협, KT(여의도·목동) IDC 비상발전기 공급으로 매출을 늘렸다.
업계는 IDC 시장에 기대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비상전원은 건물 인원수 등을 감안해 설치하는 게 보통이다. IDC는 서버 등 핵심 설비 보호를 위한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같은 규모 건물과 비교하면 IDC에 들어가는 비상전원 용량이 많게는 30배 이상 크다. 또 전력 품질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이 고사양 제품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제조사 부가가치가 크다.
배문찬 이피코리아 사장은 “IDC는 일반 건물이나 공동주택 비상전원보다 고품질 전력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UPC, 비상발전기 부가가치가 높다”면서 “최근 3~4년 전부터 이 시장을 핵심으로 보고 준비를 해왔고 최근 본격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