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교실`에 에어컨 켤 수 있도록 학교 옥상서 태양광 발전한다

매년 여름철이 되면 `찜통 교실`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다. 최근 감사원이 학교 실내 온도를 조사한 결과 공공기관의 여름철 냉방 기준 온도인 28도보다 높은 곳이 4분의 1(26.5%)이나 됐다. 어린 학생들이 `찜통 교실`에서 땀흘리며 공부하는 것은 노후화된 냉방시설 탓도 있지만 많은 학교가 전기요금에 재정 부담을 느끼는 것이 더 크게 작용한다. 교육부가 7·8월과 12월~2월에 전기요금 할인율을 대폭 올리기는 했지만 요즘 같은 이른 무더위엔 적용되지 않거나 시·도 교육청의 예산 부족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그룹사가 학교 냉난방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달부터 학교 옥상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 옥상부지 임대료 지급 방식으로 냉·난방비를 지원한다. 전력그룹사는 태양광 확대로 자체 신재생 의무 이행량을 늘리고, 학교는 노는 공간을 임대해서 부족한 냉난비 재정을 늘릴 수 있다.

Photo Image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가동중인 한 학교의 옥상 전경.

첫 사업이 16일 서울수도전기공고에서 시작됐다. 한국전력, 남동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남부발전은 `햇빛새싹발전소`라는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수도전기공고 옥상에 100㎾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학교 옥상 태양광` 사업에 나섰다.

총 4000억원 예산이 배정된 사업은 학교 옥상 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해당 학교에 매달 임차료 400만원(㎾당 4만원)을 지불하게 된다. 태양광설비는 20년 동안 운영 예정이며, 해당 학교는 이 기간에 고정 임대수익을 얻게 된다.

전력그룹사는 해당 설비에서 발생한 전력과 신재생인증서(REC)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옥상 태양광에서 생산한 전력은 바로 전력계통으로 전달돼 학교 자체 전력사용량을 줄이지는 않는다. 냉난방 전력피크 직접 감축이 아닌 임대료 수익을 통해 냉난방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1호 사업지인 수도전기공고 규모의 학교라면 전기요금이 평상시 한 달에 800만원 안팎이 나온다. 여름철에는 1300만원까지 전기요금이 올라간다. 옥상 부지 임차료 400만원이 평상시 정도로 부담을 낮춰 준다.

산업부와 전력그룹사는 각 학교가 태양광 설비를 신재생에너지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전은 대학교, 출연연, 공공기관 등에도 추가 사업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주요 학교와 기관의 여름 `찜통`과 겨울 `냉골`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에너지신산업, 신재생에너지업계 시장 확대를 도모하는 전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학교와 전력공기업, 태양광업계, 학생들이 모두 윈윈하며 온실가스 감축과 신규 고용(7000여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신재생 체험 학습 기회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