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 가전 공세가 이미 미풍 단계를 넘어섰다.
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가전 소비자의 75%가 중국산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더욱이 82%는 앞으로 중국산 가전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힐 정도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중국산 가전 판매는 전년 대비 50% 이상 신장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전에서 중국산은 `저가품`이라는 인식이 지배했다. 기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니 대충 쓸 제품이란 생각이 많았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강력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했다. 여전히 `짝퉁`이니 `카피캣`이니 하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성장세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샤오미는 보조배터리, 체중계를 넘어 TV까지 국내에 들여오기 시작했다. `거리(Gree)` 에어컨도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다. 거리는 국내에선 생소한 브랜드지만 중국 내수 점유율만으로도 세계 1위 에어컨 생산업체가 된 회사다.
아직까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지만 화웨이 스마트폰은 국내에서 인지도가 꽤 높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에 특허 소송을 제기할 만큼 체급도 올라 왔다.
중국 가전 공세의 타격은 국내 중소가전업체가 받는 구조다. 삼성, LG는 프리미엄 전략과 앞선 기술력으로 어느 정도 대비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대형 가전업체에 밀려 틈새시장과 중소형 기기에서 사업을 해 온 중소제조사는 중국산 공세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통상 마찰 우려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긴 어렵다. 하지만 국내 중소업체의 융·복합 기술 개발 지원, 기업 간 협업을 통한 생태계 강화, 판로 개척 지원 등 대책은 마련돼야 한다. 중소 가전사는 기본으로 자기 공장을 두고 있는 제조업체다. 국내 투자와 고용 차원에서도 중요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