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족쇄 풀려야 핀테크·K뱅크 모두가 산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K뱅크 비즈니스 전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15일 전자신문이 주최한 제3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안효조 K뱅크 준비법인 대표는 “올해 말 출범을 목표로 은행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100% 비대면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뱅크는 언제 어디서든 접근이 가능하고 지점 방문, 신청서 작성, 전산 입력, 신분증 확인, 계좌 개설 등 모든 업무를 10분 안에 볼 수 있는 새로운 금융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대면 인프라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 예금-대출금리에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K뱅크의 전략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서비스와 핀테크 기술이다. 주주사의 인프라와 기술을 적극 융합해 기존에 없던 것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계좌 간 직거래 개념의 모바일 직불결제, 간편송금 서비스, 다품종 개인 맞춤형 금융상품 등에 기대가 자못 크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전통의 금융에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금융 질서에 얽매이지 않으려면 혁신이 필요한데 핀테크가 혁신의 도구라 할 수 있다. 핀테크 육성이 필요한 이유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에 있은 한 행사에서 올해 핀테크 육성의 핵심 키워드로 `빅데이터`와 `해외 진출`을 강조했다. 제도 개선을 통해 빅데이터에 기초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꽃피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캄보디아와 이번주 싱가포르를 필두로 영국, 미국, 중국에서 핀테크 해외 데모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앞선 ICT로 무장한 핀테크의 활로를 해외에서 찾아보겠다는 취지다.

토종 핀테크 기업이 해외에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규제와 관행에 막혀 국내 시장에서 살길을 못 찾아 떠밀려 나가는 듯한 상황이면 곤란하다.

핀테크 육성을 위해 지금껏 규제 완화의 목청을 키워 왔지만 아직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규제와 관행에 막혀 핀테크가 크지 못하면 K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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