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는 사용 고객에게 소비 혜택을 줘야 하고, 가맹점주에는 신규 고객 유치를 도와야 하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카드회사는 핀테크를 통해 이 딜레마를 풀 수 있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허재영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 신용카드 회사의 빅데이터 활용 현황을 설명했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아래 핀테크와 빅데이터는 가장 주목할 만한 트렌드로 꼽힌다. 신용카드 회사는 통신사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산업 중 하나다.
그러나 데이터가 많다고 모두 수집, 분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데이터 비식별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허재용 연구소장은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까다로운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신용카드 기업은 고객과 가맹점 정보는 있지만, 상품 개별정보가 없기 때문에 어떤 고객이 특정 가맹점을 가서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 정보가 없다. 카드 발급자와 사용자가 서로 다를 경우 데이터 분석에서 오류가 날 가능성도 있다.
허 소장은 “60대 아버지가 출산을 앞둔 20대 딸을 위해 산부인과에 가서 결제를 하면 데이터에는 60대가 산부인과를 간 정보만 수집된다”고 예를 들었다.
허 소장은 핀테크 진행 방향은 크게 3가지 축으로 이뤄진다고 정리했다. △비용 절감 △고객 편의 확대 △재미인데, 그 중 비용 절감과 고객 편의 즉 `개인화`라는 측면에서 신용카드 회사의 머신러닝 기술을 설명했다.
허 소장은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나 기술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유행하면서 머신러닝에 대한 기대 수준이 너무 올라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실적 차원에서 신용카드 회사에서 이뤄지는 빅데이터와 핀테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서로 다른 것을 원하는 고객과 가맹점 요구사항도 맞춰야 한다. 고객 마케팅을 했을 때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이미 확보한 고객이지만, 가맹점이 원하는 것은 가게를 처음 가는 신규 고객이다.
허 소장은 “개인화를 잘 한다는 것은 이 고객은 반드시 이 가맹점을 간다는 것인데,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100% 맞춰도 안 되고, 어느 정도 비껴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사의 스마트 알고리즘(Smart Algorithm)인 `디엔에이(DNA)`과 `허브`가 이 같은 데이터와 고객 요구 사항을 연결하는 솔루션 중 하나라고 예를 들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트렌드를 유추하고 구매패턴을 디엔에이로 분석했다. 가맹점도 고객 소비 맥락을 반영해 `허브`를 구성했다. 그 결과 어떤 고객이 어떤 곳에서 소비할 것이란 일종의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마케팅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그 결과 기존 타깃팅 프로모션보다 나은 결과를 얻었다.
허 소장은 “보다 많은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얻고, 가맹점에는 신규 고객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타깃 대상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