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개발한 공기아연전지가 전지 종주국 일본에 대량 수출됐다.
지진 등 각종 재난이 잦은 일본에서 비상전원용으로 쓰인다. 일본에서 안전성과 활용성이 입증되면 비슷하게 지진이 잦은 중남미 국가와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동남아시아·아프리카 시장으로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공기아연전지는 특성상 기존의 화학 배터리에 비해 가볍고 안전하다. 대량 생산할 때 가격경쟁력까지 뛰어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가릴 것 없이 시장성이 높다.
EMW에너지는 일본 전력기기 유통업체인 일본 SSS에 자체 개발한 공기아연전지 `에이터너스(AETERNUS)` 1만개를 공급한다고 15일 밝혔다.
1차분 3000개가 선적된 가운데 오는 8월까지 공급 물량을 다 채우게 된다. 금액으로는 10억원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공기아연전지가 전지 기술이 뛰어난 일본에 대량 수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터너스는 지진, 쓰나미, 화재, 홍수 등에 대비한 전원 공급 장치다. 통신, 조명, 난방 등 비상전원으로 활용된다. SSS는 지난 1월부터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지진 발생에 대비한 긴급 구난, 재해·방재용 비상 전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공급 영역을 관공서, 학교, 병원 등 공공시설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이터너스는 17×18×7.5㎝(가로×세로×높이)로 에너지 용량은 40Ah지만 무게는 2.5㎏에 불과하다. 220V 인버터를 이용하면 일반 전자제품에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여러 개를 병렬로 겹쳐 사용하면 손쉽게 전력량을 확장할 수 있다. 배터리 하나면 스마트폰 30회 충전, 노트북은 20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망간전지의 10배, 리튬전지의 갑절가량 에너지 밀도가 높은 데다 가볍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활용이 가능하다. 더욱이 화학 배터리에 비해 폭발 위험이 없고, 보관까지 용이하다.
류병훈 EMW에너지 대표는 “일본 SSS를 통해 화학배터리가 주도하던 일본 비상전원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면서 “배터리 강대국인 일본 시장에서 대규모 실적을 확보하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외 레저, 군용, 재해·방재 분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는 “한국 군에 공급되는 등 제품 신뢰성이 확보됐기 때문에 전지 기술이 뛰어난 일본에서도 통한 것”이라면서 “일본 시장 레퍼런스를 앞세워 수출 국가와 물량을 지속해서 늘려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