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는 에너지, 바이오,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등 신산업을 주제로 한 강연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란, 인도 등 신시장에 대한 강연도 주기적으로 이어져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삼성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14일 본지가 올해 1월부터 6월 둘째 주까지 진행된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 주제를 분석한 결과 총 21회 강연 중 신산업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 강연이 8회로 가장 많았고 인문·사회학, 경제·비즈니스 강연수가 골고루 뒤를 이었다.
1월 셋째 주 김희집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에너지 산업의 미래` 강연을 시작으로 이상혁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의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테크놀로지`, 2월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의 자율주행차 관련 강연, 구윤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그룹 전무의 가상현실 현황 및 기회, 3월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의 세상을 바꾸는 수학, 4월 심현철 카이스트 교수의 민간 무인기의 정책과 산업동향 강연이 있었다. 거의 3주에 한번은 신기술과 과학에 대한 강연이 채워진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경제·경영 관련 강연이 다수였던 점과 비교해 변화한 모습이다.
잠재적으로 향후 추가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는 이머징 마켓에 대한 탐구 강연도 분기별로 이어졌다. 1월에 삼성은 비크람 도라이스와미 주한 인도대사를 초청, `변화하는 인도 경제 동향 및 전망`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주한 인도 대사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인도 시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강연하고 이런 변화가 삼성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4월 초에는 송웅엽 외교 특임대사를 초청해 이란 시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강연을 들었다.
이란은 올해 1월 UN안보리, 미국, 유럽연합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후 삼성에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는 곳인 큼 삼성사장단의 질문세례가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인문·사회학 강연도 꾸준히 등장했다. 장원섭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의 `현대적 의미의 장인과 장인성`,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인구변동으로 예측한 10년뒤 사회` 설혜심 연세대 사학과 교수의 영국 역사와 문화 강의 등이 진행됐다.
강연자는 대부분 대학 교수로 구성됐다. 전체 21명 강연자중 약 70%인 15명이 교수였다. 이밖에 삼성 임원진, 컨설턴트, 주한 대사 등도 강연자로 나섰다.
매주 수요일 아침 삼성그룹 사장단이 모여 함께 듣는 강연 주제에 대한 관심은 매주 뜨겁다. 삼성 그룹 핵심 수뇌부가 모두 듣는 강연인 만큼 주제와 삼성의 사업 전략과 연관 지어 삼성의 미래를 점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여 듣는 수요 사장단 강연과 삼성이 진행하는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