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이 자동차 전장부품용 소프트웨어 표준 플랫폼인 오토사(AUTOSAR)의 벽을 넘었다.
팝콘사(대표 채승엽)는 전 세계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오토사 툴 벤더 아이디 `0x004F`를 받고 공식 등록했다고 6일 밝혔다.
오토사(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는 전 세계 자동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함께 만든 개방형 자동차 표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줄임말이다. 자동차 내에서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지면서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이를 개발하기 위한 단체 이름 역시 오토사다. 토요타·BMW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코어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공식적인 국제 표준은 아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오토사를 전장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채택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사실상 표준 역할을 하고 있다.
오토사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툴 벤더는 완성차 업체들을 포함해 전 세계 총 80개다. 팝콘사가 그 중 하나로 최근 등록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오트론에 이어 두 번째다. 팝콘사 등록 이후 일본 스타트업도 벤더로 등록했다.
팝콘사는 지난해 1월 세워진 스타트업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다. 이번에 팝콘사가 내놓은 툴은 기존 오토사 개발 도구와 달리,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이다.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PC에 설치할 필요없이 웹 브라우저에서 오토사 개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PC는 물론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기존의 오토사 적용 개발 도구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지만, 팝콘사 소프트웨어는 웹 계정만 있으면 월 15만원에 사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대학생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팝콘사는 국내 대학교 1개 과에 1년간 1000만원 라이선스를 적용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국내 대기업의 오토사 교육업체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에 소프트웨어를 공개함에 따라 다음 달부터 자체 툴을 이용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승엽 팝콘사 대표는 “스타트업이 오토사를 뚫기란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이번에 코어 파트너인 BMW가 아이디어를 인정하면서 스타트업에도 길이 열렸다”며 “이번 개발 툴에 이어 올해 말에는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도구인 오토사 어댑티브 1.0을 유료 베타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