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잘나가니 `리튬` 가격 3배 껑충…韓 이차전지업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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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동향. 자료:한국광물자원공사, 아시안메탈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항아리 곡선을 그렸다. 올해 들어 지난해 평균 보다 세 배나 치솟았다.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쇼티지(공급 부족) 우려까지 불거졌다. 배터리 공급가격 인하 압박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이차전지업계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2일 금속가격 정보 사이트 아시안메탈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당 141RMB(인민폐)로 역사적 고점을 찍었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008년 ㎏당 60RMB를 찍은 뒤 안정되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줄곧 40RMB대를 오갔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전달 대비 21.5%나 오른 56.1RMB로 상승했다. 탄산리튬 가격이 ㎏당 50RMB를 넘은 것은 7년 만이다.

올해 1월엔 100RMB를 넘기더니 지난 3월 142RMB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평균가격 47.9RMB 대비 3배나 된다.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차전지 수요가 늘어난 것이 직접 이유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매년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1% 늘면 리튬 수요는 7만톤 증가한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4만7500대로 세계 1위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하면 총 37만9000대로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했다. 올해도 수요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지난 1분기 이차전지 생산 개수는 12억3000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중국이 부족한 자국 리튬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수출량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시장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수산화리튬 수출량은 556톤으로 4월 최고치 대비 58% 수준에 그쳤다. 미국 유력 광물자원유통업체 FMC가 기회를 틈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가격을 10% 이상 인상하면서 리튬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테슬라가 2017년부터 가동할 기가팩토리(배터리공장) 공급용 리튬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칠레까지 날아간 것도 FMC 등 메이저 업체와의 가격 협상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LG화학, 삼성SDI 등 글로벌 이차전지업체가 포진한 우리나라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내 리튬 거래가격이 글로벌 벤치마크로 쓰이고 있어 이미 주요 공급처가 가격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잡기 위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영업에 나설 수 있다.

신규 프로젝트가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쇼티지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잇따른다. 통상 광산 개발에 3~5년, 염수 개발에 5~7년이 각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차전지 제조사 관계자는 “다행히 코발트, 망간 등 다른 원료 가격이 하락, 전반에 걸쳐 원료가격 상승을 상쇄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최근 리튬 보유국, 글로벌 제조사가 증산·신규 프로젝트에 나서고 있어 급등세가 진정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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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 전지와 리튬 이온 이차전지의 양극 물질로 사용된다.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리튬화합물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이다. 탄산리튬으로 만든 전구체는 리튬니켈코발트망간(NCM)계, 리튬산화코발트화합물(LCO)계 전지에 쓰인다. 수산화리튬으로 만든 전구체는 리튬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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