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자회사 라인을 해외 증시에 상장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인이 이르면 7월 미국과 일본 증시에 상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네이버는 즉각 “정해지지 않았다”는 반응을 내놨지만 이날 네이버 주가는 장중 7.5%까지 급락하며 크게 출렁거렸고 전날보다 4.58%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같이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일본 언론이 라인이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 예상 시가총액은 6000억엔(6조4600억원)에 머물 것이라고 보도해서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라인의 가치를 최소 1조엔 안팎으로 평가해왔는데 일본측 보도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빗나가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라인이 해외 증시에 상장한다고 해서 네이버 주가가 조정을 받는다면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와 라인의 성장 모멘텀이 여전한 상황에서 악재로 보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 상장을 전후로 주가 불안정성은 불가피하나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장기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강하게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매수의견을 유지한다”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당 가치를 페이스북의 25% 수준만 반영하더라도 라인의 기업가치는 1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MAU당 가치 등을 토대로 산출한 라인의 적정 가치는 12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라인의 성장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점에서 주가 조정 이후를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삼성증권(80만원), 교보증권(85만원), 유진투자증권(80만원), HMC투자증권(83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89만원) 등은 네이버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도 유지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광고매출 상승 등으로 국내 포털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어 라인 상장 후에도 해외 투자자 이탈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라인의 투자가치도 타임라인 광고매출 본격화와 미디어 어카운트 및 라인라이브의 수익모델 도입으로 올해 약 90%의 광고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직 상장에 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부분이 없고 과거 네이버가 기업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라인을 상장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