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구조조정이 성공하려면 노사 상호 양보해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자동차기업의 노사협력 사례를 분석한 결과 상호 양보에 기반 한 협력적 노사관계가 구조조정을 성공시키는 단초라고 1일 밝혔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금융위기 전 시간당 임금이 미국 제조업 평균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임금과 복지 부담으로 2007년 40조원(약 387억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냈고 다음해 세계 판매량 1위를 도요타에 내줬다. 경영난이 가중되며 2009년 결국 파산신청했다.

GM의 노사는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정리해고 대신 상생을 택했다. 노조는 신입사원의 임금을 기존직원의 절반 정도인 시간당 14달러 선으로 낮추는 `이중임금제`를 확대했다. 또 해고시 5년 평균임금의 95%를 지급하는 `잡뱅크제`의 폐지와 생계비 보조 중단을 수용했다. 향후 6년간 파업을 자제할 것을 약속했다.

사측은 대신 해외 아웃소싱 유예와 경영 정상화시 해고자 우선 고용을 보장했다. 미국 내 약 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그 결과 GM은 1년 만에 흑자 전환했고, 2013년말 구제 금융을 졸업했다. 작년 전 세계에 984만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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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 모습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과 일본차 점유율 증가로 1조 3000억원(약 19.4억 마르크)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자 당시 근로자의 30%인 약 3만13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근로자들은 사측과 협의 끝에 해고 대신 임금보전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택했다. 근로시간을 20% 단축하고, 임금도 3단계로 줄여나갔다.

사측은 10만명이 넘는 전체 근로자의 고용 보장으로 화답했다. 해외공장 대신 자국 내 하노버와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증설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폭스바겐은 고용조정 없이 1년 동안 1조원(약 16억 마르크)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 영업이익률도 개선되고 도요타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동차 회사로 부상했다.

일감 부족으로 폐쇄 위기를 맞았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도 정부 중재로 실마리를 찾았다. 노조는 7년간 임금인상과 주말 초과수당을 양보했고, 인력 재배치에 합의했다. 산별노조 대신 사업장 단위 단체교섭 체제 전환 역시 받아들였다. 르노 본사는 생산성 향상 조건으로 전기차 트위지, 캡처(QM3) 등 2종의 신차 생산물량을 보장했다. 이는 생산량 회복으로 선순환됐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조선, 해운 등 어려운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데 노조가 기득권만을 유지하려 한다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 공멸할 수 있다”면서 “회사도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등 노사 간 상호 양보가 구조조정 성공을 위한 선결조건이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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