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도 줄었다. 지난해 1월 이후 17개월째 내리막이다. 역대 최장기 수출 감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398억달러, 수입액이 327억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6.0%, 9.3% 줄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 흑자는 71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수출 감소는 글로벌 경기 부진, 저유가, 단가 하락 등이 주요 원인”이라면서도 “하루 평균 수출액과 감소율 세부 지표가 개선돼 수출 회복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수출이 바닥을 찍은 뒤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은 하루 평균 수출액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라는 통계에서 찾은 것이다.
하지만 1년 반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수출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은 두고 볼 일이다. 우리나라 4월 전체 산업 생산은 석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제조업 가동률은 71%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3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 부진으로 가동을 멈춘 공장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수출에 대한 밝은 전망이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영업 일수와 일시적 선박 수출 증가가 16개월째 하락세를 멈추게 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지기도 했다. 현실은 기대를 저버리고 1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6월이라고 특별히 나아질 게 없다. 주력 업종의 형편이 그대로인데 설령 수출이 나아진다고 해도 일시 현상에 그칠 것이라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5월 무역수지는 52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 갔다. 흑자행진이지만 반갑지만은 않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생긴 `불황형 흑자`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불황형 흑자 구조에서는 보통 내수경기가 어렵다. 수출이 어려울 때는 내수가 숨통을 틔워 줘야 하지만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에 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 불황형 흑자 탈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 수출의 장기 부진은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다. 일시 현상이 아니다 보니 단기 처방으론 어림도 없다. 주력 업종의 고도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 엔진 발굴이 절실하다. 근본 처방은 구조개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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