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호조`가 한 달 만에 힘을 잃었다. 2개월 연속 증가했던 전체 산업생산은 4월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와 투자가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체 산업생산은 서비스업에서 증가했지만 건설업, 광공업 등에서 줄어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전체 산업생산은 2월(0.7% 증가)과 3월(0.7% 증가) 증가를 기록했지만 4월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3.5%), 1차금속(1.2%) 등에서 증가했지만 자동차(-6.3%), 기타운송장비(-12.0%) 등이 줄어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자동차 생산 감소는 2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효과로 3월 생산이 급증한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기타운송장비는 선박 등에서 부진했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2.7%P 하락한 71.0%를 보였는데, 이는 2009년 3월(69.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서비스업생산은 전문·과학·기술(-3.2%),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1.8%) 등에서 감소했지만 금융·보험(1.4%), 보건·사회복지(2.3%) 등이 늘어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소매판매(소비)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4%) 판매는 늘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2.0%), 의복 등 준내구재(-0.2%) 판매가 줄어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소비는 지난 1월과 2월 각각 -1.4%, -1.5%를 기록하고 3월 증가(4.3%)로 전환했지만 4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김 국장은 “3월 큰 폭 증가의 기저효과로 4월 감소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가 늘어나는 모습으로 전반적 수준은 괜찮다”고 말했다.
투자는 설비투자가 전월보다 3.4% 늘었지만 국내 기계수주는 전년동월비 28.2% 줄고 건설기성도 전월비 6.7%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전년동월보다 18.0% 증가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100.4)했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상승(102.2)했다.
3월 우리 경제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호조를 보였지만 4월 다시 주춤한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에는 수출 부진 완화, 정책 효과(개소세 인하 연장, 임시 공휴일 등)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 불확실성 등 대외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가계·기업 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점은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가계부채·기업부채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출·투자 등 민간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