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복합단지, `임상병원` 유치 난항..지역병원 활용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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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첨단의료산업단지 전경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임상연구병원 건립 작업이 더디다. 국비를 투입한 임상연구센터 구축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의료허브 역할에는 역부족이다. 민간 대형병원 유치가 필요하지만 R&D 역량을 가진 지역병원과 연계해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오송과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는 2019년 운영을 목표로 임상연구센터를 건립한다. 당초 민간병원을 유치해 `개발-임상-사업화`로 이어지는 의료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 했지만 나서는 병원을 찾기가 어렵다. 결국 국비 300억원을 투입, 규모 작은 센터로 개소한다.

임상시험센터는 단지 내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기업이 개발한 결과물을 임상 시험하는 곳이다.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센터 등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구성하는 핵심시설 중 사업화 관문을 책임진다.

충청북도와 대구시는 임상시험 특성상 연구시설은 물론이고 의료진과 환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대형 민간병원 유치에 역점을 뒀다. 실제 수도권 대형 병원과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펼쳤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최근 충청북도가 화상전문 베스티안병원 임상시험센터를 유치한 게 유일하다. 첨복단지가 위치한 지역에 의료 수요가 크지 않다. 임상전문병원을 설립하기에 최대 5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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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두 지자체는 결국 국비 290억원, 자체 예산 90억원을 들여 임상시험센터를 구축키로 했다. 2019년 본격 운영되며 60병상 규모다. 규모가 제한적이다 보니 임상 1상까지만 가능하다. 임상 2상 이상은 외부 기관을 이용한다. 민간 병원 유치도 병행한다.

충청북도 관계자는 “국비를 들인 임상시험센터는 규모상 임상 1상만 전담하고, 그 이상은 민간 병원을 유치해 맡길 계획”이라며 “당장 대규모 임상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아 시간을 두고 유치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의료허브를 표방한 첨단의료복합단지는 개발-임상-사업화를 하나의 클러스터 안에서 구현한다는 목표다. 임상병원은 단순히 연구결과를 시험하는 것을 넘어 현장 요구사항을 기업에 전달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100여 개 이상 기업이 입주해 60병상급 임상시험센터로는 부족하다. 단지 내 대형 민간병원을 유치하려는 이유다.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만큼 중간단계로 지역병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오송은 충북대병원, 대구는 경북대병원 등 주변에 R&D 역량을 가진 대형병원이 있다. 임상시험센터와 이들을 연계해 부족한 임상 인프라를 확보한다. 추후 민간 대형병원을 끌어들이는 구심점 역할을 맡긴다.

최윤희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기업 연구결과를 병원에 적용하고 병원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기업이 반영하는 중개연구 차원에서 첨복단지 내 임상병원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민간병원 유치가 필요하지만 역량 있는 지역병원과 연계해 테스트베드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R&D 요구사항을 상호 반영하고 민간병원 유치를 위한 구심점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관계자도 “민간병원 유치가 가장 좋은 결과지만 쉽지가 않다”며 “대구시에도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등 역량 있는 병원이 있는 만큼 이들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