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디스플레이 계측위원회(ICDM)가 TV 등 디스플레이 해상도에 `화질 선명도`를 수치화해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해상도 측정법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원본 해상도를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도 함께 표현하는 것이다. 본지 2015년 10월 30일자 1면 참조
삼성전자는 초고선명(UHD) TV에서 RGB(삼성 주도)와 RGBW(LG 주도)의 해상도 차이가 표기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고무됐다. LG전자는 RGBW가 UHD로 인정받은 만큼 `RGBW는 4K가 아니라 사실상 3K`라고 주장해온 삼성 측 논리가 깨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2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ICDM 정기총회에서 디스플레이 해상도를 표기할 때 반드시 화질 선명도 값을 명시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결정은 다양한 TV 디스플레이 방식이 등장함에 따라 보다 정확한 해상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측정법을 보완해야 할 필요성에서 시작했다. 기존 측정법에도 화질 선명도 평가항목은 있지만 통과 기준 값이 낮아 해상도 차이를 정확하게 나타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3840x2160의 완전한 UHD 해상도 기준으로 RGBW 방식 TV 디스플레이는 평균 60% 수준 화질 선명도 값을 내며 RGB 방식 UHD TV 디스플레이는 평균 95%의 화질 선명도 값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50%만 넘으면 별도의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됐지만 이번 ICDM 결정에 따라 앞으로 화질 선명도 측정값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ICDM은 이번 `RGBW 방식 디스플레이 해상도 측정 기준 개정안`을 세계 화질 전문가와 회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채택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9월 총회에서 촉발된 4K 해상도 논쟁이 일단락됐다. 지난 2월 회의에서 기존 해상도 측정방식이 RGBW 방식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는 검토의견을 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자사 주도 RGB 방식이 해상도에서 LG 주도 RGBW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CDM 결정은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디스플레이 해상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LG전자는 RGBW가 UHD로 공인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ICDM 총회에서 RGBW가 4K라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면서 “화질 선명도는 라인간 명암비로 일정기준 이상이면 값의 차이는 의미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ICDM은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산하 위원회로 디스플레이 관련 규격을 제정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관련 분야 세계 전문가 250여명과 독일 TUV 등 전문 인증기관, 삼성전자, LG전자, 파나소닉 등 주요 제조사 50개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