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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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SW)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의 비율을 살펴보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낮고, 선호도 측면을 보면 대졸 취업준비생이 가장 피하고 싶은 업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대학 학과를 살펴보면 전산 관련 학과가 많이 없어지거나 타 전공을 융·복합한 학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국가에서는 SW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SW 산업 시장에서 그 정책을 받아들여 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하지만 현재 잘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그 가운데 하나인 초·중·고교 SW 의무교육 실시는 가르치는 학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학부모는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나라 교육 시장을 보면 공교육비보다 사교육비가 많이 소요되고 있고, 성적에 대한 강한 압박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SW 교육 의무화는 우리나라 SW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보다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 초·중·고교 SW 교육 의무화보다는 학생이 다양한 SW에 자유롭게 많이 접하면서 창의의 생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교과목에 대한 과제도 일부 있겠지만 학생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교육 의무화로 학부모들은 SW 숙제도 해야 하는 실정이 될 수 있다. 또한 빈부 격차로 인해 SW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허탈감만 더욱 높이고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오랜 기간 SW 개발 사업을 경영해 본 경험으로 보면 SW 개발이 적성에 맞지 않은 사람은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고, 적성에 맞는 경우 행복하고 즐기면서 일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그래서 대안을 제시한다면 수학1, 2로 구분하듯 SW도 1, 2로 나누어 적성에 따라 기초와 심화학습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물론 SW 중심사회에서 조기 SW 교육의 필요성이 충분히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SW 산업 생태계에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SW 강국으로 가는데 걸림돌이 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SW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SW 개발에 대한 적정한 대가 산정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개발에 소요되는 투입 개념에서 지금은 펑션포인트(function point)로 대가가 산정되고 있지만 예산이 삭감되면 개발할 기능은 남아 있고 사업 예산만 줄어 있는 경우가 있다. 실행 예산에 맞춰 개발 계획을 준비하다 보면 SW 개발자들이 야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SW 개발은 창의형 두뇌를 절대 조건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예산 수립 시 삭감이 능사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취업준비생들이 SW 산업에 관심을 많이 기울여서 우수 인재들이 지원하게 되고, 또한 여러 가지 창조성 SW 개발도 해낼 것이라고 생각된다. 즉 SW 산업이 발전되고 비전이 있다면 스스로 준비한 뛰어난 인재가 모여들 것이다.

두 번째로 SW 유지·보수 비용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SW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드웨어(HW)를 사면 SW는 자동으로 설치돼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고, 이로 인해 SW는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SW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을 적게 산정해 SW 개발사들을 도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세 번째로 스타트업 기업이나 중소기업이 개발한 SW가 유명해지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그 제품의 SW 개발자를 데리고 가서 중소기업이 개발한 SW를 사장시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제도를 마련, 마음 놓고 SW를 개발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네 번째로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의 SW 개발을 위주로 하는 기업에는 발주 시기가 아주 중요하다. SW 개발사들은 SW 개발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연초에는 일이 없어서 전년에 벌어 둔 재원으로 힘겹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SW 유지·보수 사업을 제외한 시스템 개발 사업의 경우 발주 시기가 빨라야 3월, 심지어 하반기에 발주하는 경우도 있다. SW 개발 사업만큼은 발주 시기를 3월까지 해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 줌으로써 창출된 이익으로 더 창의적인 SW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SW 개발은 소요기간이 절대 필요하다. 어떤 사유가 있어서 발주 시기가 늦어진다면 정확히 소요기간을 계산해서 이듬해까지는 사업기간을 잡아 시행해야 한다. 무리하게 연내 사업 종료를 계획해 SW 개발자들이 잦은 야근과 철야에 시달리게 되면 SW 강국의 꿈은 버려야 한다.

다섯 번째로 제안요청서를 명확히 하여 계약 후 추가 요구 사항이 없도록 해야 한다. SW 개발 사업을 하다 보면 추가 요구 사항이 있을 수 있다. 적은 부분이라도 추가 또는 변경 계약을 해 줌으로써 SW 개발 회사들의 경영 애로 사항을 덜어 줬으면 한다. 우리나라 취업준비생의 취업 선호도 1위가 SW 산업이 되는 날까지 모든 관계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학성 (주)웨이버스 대표이사 hskim@wav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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