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경일대-연세대 연구진 "양의 기질 보유자 공격적...규칙위반 경우도"

`양(陽)의 기질을 지닌 사람은 적극적이고 새롭거나 보상이 주어지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 때로는 공격적 행동을 보이고 규칙을 위반하는 경우도 있다. 음(陰)의 기질이 짙은 사람은 위험하거나 새로운 것을 싫어한다. 위험 앞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버리거나 새로운 행동 자체를 가능하면 억제하려 한다.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이 생길 여지도 높다.`

수천 년간 동양 학문에서 각종 해석의 기준으로 사용해 왔지만 실증적 연구가 부족해 신비주의 철학 정도로 여겨지던 `음양(陰陽)이론`을 현대 생물·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논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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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채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연구팀(이하 채 교수팀)은 한의학의 `음양`을 현대 생물학과 심리학적 검사 기법을 적용해 측정·분석했다.

이 연구는 채 교수와 이수진 경일대 교수(심리치료학과), 박수현 연세대 교수(심리학과) 등이 10여 년에 걸쳐 공동 연구한 결과다. 관련 논문은 의생명학술지 `피어제이(PeerJ)` 5월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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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경일대 교수

채 교수팀은 최신 신경과학 이론과 음양이론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했다. TCI(기질 및 성격 검사)로 잘 알려진 미국 정신의학자 클로닌저 워싱턴대 교수의 `생물학적 기질 모델과 사회학에서 행동 활성화·억제체계검사(BIS/BAS scale)`와 동기 유발체계 측정기법을 이용해 동양의 `음양` 심리학이 갖는 특성을 과학적으로 비교·분석했다.

`음양`은 자연과 사회 현상을 서로 정반대이면서도 보완적인 두 개의 속성간의 균형과 조화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예를 들면 남자와 여자, 뜨거움과 차가움, 밤과 낮, 동전의 앞면과 뒷면 등이다.

채 교수팀은 고등학생 686명을 음과 양 두 성격의 그룹으로 나눠 각각의 문제 행동 특징을 문제행동 체크리스트(YSR)로 파악했다.

그 결과, 음 성격은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내재화된 문제행동(외부로 나타나는 통제되지 않는 문제행동)` 점수가 높게 나왔다. 양 성격은 공격성이나 규칙위반과 같은 `외현화 문제행동(자신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문제행동)` 점수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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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음양 그룹의 문제행동 양상 그래프

음의 성격은 위험이나 새로운 것에 대해 반대 방향으로 피하거나 행동 자체를 억제하려는 특성인 위험회피(HA) 성향과 유사했다. 반면, 양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새롭거나 보상이 있는 일에 흥미를 느끼는 자극추구(NS)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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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 그룹 문제행동 양상 그래프2

채 교수팀은 학생 심리를 `음양`으로 분석한 내용을 보완해 사회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제행동의 형태나 정도를 미리 예측하고 관리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채 교수는 “감정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 심리학의 차이를 확인했다. 정서적 불안을 인간의 기본적 심리특성으로 다루는 서양과는 달리, 동양은 이를 스스로 깨우치는 마음공부와 교육의 대상으로 생각하기에 음양과 같은 기질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아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음양과 같은 기본 개념을 생물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전기를 마련했고, 동서양 학문을 서로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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