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실체가 없는 온라인 벤처펀드 `DAO`가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모금한 액수가 1억5000만달러를 돌파했다. DAO는 지난 4월 30일(이하 현지시각) 투자 유치를 시작해 한 달도 채 안된 5월 15일 1억달러를 달성했다. 이어 19일에는 1억5000만달러도 돌파했다. 모금은 28일까지 계속돼 2억달러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기존 벤처캐피털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태 벤처펀드인 DAO가 크라우드펀딩으로 1억5000만달러 이상을 투자받으며 큰 화제가 되고 있다. DAO는 투자 유치는 물론 투자 결정 등 모든 활동이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오프라인 벤처캐피털처럼 최고경영자(CEO)가 있는 것도 아니다. DAO는 Distribut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어다. 글자 그대로 분산과 자율로 운영된다.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건 기존 벤처캐피털과 같다. 세계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Ethereum)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슬록(Slock)이라는 회사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임원(CTO)인 크리스토프 젠취(Christoph Jentzsch)가 오픈소스 DAO 프레임을 만들었다. DAO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가상 암호화폐 `이더(Ether)`를 입금한다. 대신 `DAO 토큰(token)`을 받는다. 이 토큰은 투자 결정을 할 때 투표 용도로 사용된다. DAO는 10만달러 유치에 1030만 DAO 토큰을 발행했다. 전체 이더리움 토큰의 8분의 1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이더`는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세계 어디서든 전송할 수 있어 국경 없는 투자유치가 가능하다. 투자자들은 `DAO 토큰(token)`으로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든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한다. 프랑스 전기차 공유업체 모보띠끄(Mobotiq) 등이 DAO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펀딩으로 모인 자금은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사업 등에 투자된다. `DAO 토큰`과 실물 세계를 연결해줄 DAO닷링크(DAO.Link)라는 회사도 지난달 출범했다. 일각에서는 DAO 펀드에 대해 법적 지위 문제와 돈세탁 악용 우려를 제기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