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에 기업 인수합병(M&A) `훈풍`

대덕특구에 기업 간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다. `훈풍`이다. 올해만 2건이 성사됐다. 1건은 현재 추진되고 있다.

전자화학 소재 제조 전문기업 리켐은 지난 18일 최대주주 이남석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376만1724주와 경영권 일체를 주식회사 굿초이스홀딩스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양수도대금은 165억원이다. 근로자 전원이 고용 승계되는 조건이다.

이번 리켐의 경영권 매각은 한 달 전 모 기업과 M&A를 추진하다 철회한 지 한 달여 만에 전격 성사됐다.

2006년 설립된 리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이차전지 전해액 소재 생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이차전지 전해액 소재 시장 점유율이 20%를 웃돈다.

리켐은 최근 국내외 10여개 기업 및 투자기관으로부터 집중 M&A 제안을 받아 왔다. 이차전지 산업 분야가 각광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 탄탄하게 자리 잡은 리켐에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이 쏠린 탓이다.

리켐은 M&A 성사로 기업 도약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리켐을 인수한 굿초이스홀딩스가 국내 및 해외 투자기관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존의 사업을 견실히 만들어 수익 창출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소비재 광케이블 사업을 신규 사업부로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 추진 의지도 내비쳤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소기업 테스트마이다스(대표 김준)도 지난 3월 말 슈어소프트테크(대표 배현섭)와 합병했다. 회사 이름은 슈어소프트테크로 하기로 했다. 경영은 공동대표 체제로 간다.

ETRI는 테스트마이다스에 2500만원의 기술 출자를 통해 지분 20%를 보유, 이번 M&A를 통해 3억2500만원가량을 벌어들였다. 투자액의 13배나 된다.

테스트마이다스는 김명준 전 ETRI 소장이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기업이다. 자동차, 항공기, 금융업체, 로봇, 조선, 의료 분야 장비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SW) 품질 테스트를 전문으로 한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지난 2002년 설립한 임베디드의 SW 테스팅 자동화 툴과 솔루션에 강한 SW 전문기업이다.

김준 공동대표는 “서로 힘을 합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현재 다국적 기업과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통신부품 제조기업 빛과전자도 M&A를 추진하고 있다. 적당한 상대만 나오면 언제든 M&A한다는 입장이다.

빛과전자는 무선통신용 아날로그 광수신기, 이동통신기지국 및 고화질 브로드캐스팅 전송을 위한 광모듈 등을 주로 생산해 왔다.

지난 2월부터 이달 초까지 5~6개 벤처캐피털, 투자자문사가 접촉해 왔지만 현재는 모두 거절한 상태다. 이들 대부분이 다른 업체와 사업을 결합시켜 주가를 부양시킨 뒤 빠져 나가는 `기업 사냥꾼`식 내용을 제안해 온 탓이다.

빛과전자 관계자는 “회사를 서둘러 매각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회사 사업과 직간접 연관된 제조업체 등이 제안해 온다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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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애경그룹 계열사인 아토피 화장품 전문회사 네오팜이 한불화장품에 매각됐다. 네오팜은 민감피부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 `아토팜`으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시각장애인용 컴퓨터 점자정보단말기 회사 힘스인터내셔널은 2년 전 필기·음성 인식 솔루션 회사인 디오텍에 인수됐다. 힘스인터내셔널은 시각장애인용 점자정보단말기 제품을 미국 등 40여개국에 수출하면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벤처 전문가도 최근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잇따른 M&A 성사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벤처 투자금회수(EXIT) 채널이 다양해져야 벤처 생태계도 선순환되고 활발해질 수 있다”면서 “대덕밸리에 엑시트 채널이 다양해지는 현상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대덕특구에 기업 인수합병(M&A) `훈풍`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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