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각)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정례회의록에서 회의 참가자 다수가 경제지표 호조를 전제로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피력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9일 증시는 개장과 함께 약세로 돌아섰다.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2분기 경기 회복 추세와 일치하고 고용시장이 더 개선되면서, 물가가 FOMC 목표치인 2%를 향해 계속 근접한다면 오는 6월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회의록은 또 “참석자들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이 (미국) 경제 전망에 가하는 위험 요인이 이전 정례회의 이후 후퇴했다는데 일반적으로 동의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올 초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미국 달러화 가치가 계속 상승하며 국제유가는 하락하는 상황이 미국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면, FOMC 위원들이 이제 이런 요인들의 영향력을 이전처럼 강하게 간주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는 경제지표 호전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야 10%일 거라고 예상했던 시장 분위기와는 다른 결과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2회의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반기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이 곧바로 대선 국면으로 전환하는 시점이라 연말에나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진단해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실히 부각되면서 연준이 향후 시장과 매파적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증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 경기 불확실성과 브렉시트 투표 등은 달러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어 7월까지는 추세적인 하락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18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금리 인상은 외국인 투자자의 신흥국 이탈을 초래하고 달러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국내 증시는 약세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 충격파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상하이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이 결정되면 파장은 더 커진다. 내달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투표까지 예정된 상황이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다.
연준이 올해 두차례 금리인상을 밝힌 상황이고 지표 호전이라는 전제를 깐 상황이라 금리인상이 되더라도 파장이 커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미 알려진 악재라는 뜻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발언 속내는 연내 금리인상을 과도하게 낙관하는 시장 기대를 조정하려는 것으로 본다”며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 매파적 금리정책을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