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성과연봉제 급물살...덩달아 긴장하는 시중은행

기업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이 급물살을 타면서 민간은행까지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공공기관이지만 업무 성격상 민간은행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다른 민간은행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경영진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이번주 내 확정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은 금융공기관에 대해선 임금 동결·삭감을 감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다음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여하는 금융공기관 성관연봉제 점검 워크숍까지 예정되어 있다.

기업은행 경영진은 노조와 합의 대신 이사회를 열어 성과주의 강행에 나서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가 권 행장에 대한 퇴진운동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기업은행은 지난 13일 사내 인트라넷에 `성과주의 세부 설계 방안`을 공개하고 직원 의견을 수렴 중이다. 컨설팅업체가 금융당국 권고사항을 반영해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을 바탕으로 세부 내용을 조정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과장·차장급 비간부직도 개인평가를 하고 평가방식을 기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 비간부직 근무평가는 승진에만 영향을 줬지만,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기본급 인상률과 성과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행은 평가에 따른 성과금 차등 폭을 본사 부장과 지점장, 팀장 등은 3%P로 설정했고 비간부직 과·차장은 1%P로 노조 측에 제시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호봉제에서는 동일 호봉 직원들이 동일한 기본급 금액에 동일한 인상률을 적용받았지만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평가에 따라 기본급 인상률을 차등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급 설계시 상위직급의 차등폭은 확대, 하위직급의 차등폭은 축소해 하위직급 부담을 감소시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또 개인평가에 대한 직원 우려에 대해서는 “역량있는 직원이 우대받을 수 있도록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설계하겠다”며 “개인평가를 성과평가, 역량평가(정성평가)로 구분하고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피평가자는 본인 업무실적 및 노력도를 기재하고 평가자는 이에 기반해 평가항목별 평가근거를 반드시 기재한 후 점수를 부여하도록 해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내자, 민간은행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기업은행은 민간은행 성격이 강해 민간은행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민간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공기관이지만 시중은행 성격이 강한 은행”이라며 “기업은행이 성과제를 도입하면 나머지 시중은행도 성과제 도입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9개 금융 공기업 가운데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KDB산업은행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정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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