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비즈니스 인사이트]<1>중국,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붉은 장미 중국을 품다.” 2004년 `니하오`도 모르는 상태로 중국 상하이의 땅을 밟은 것이 12년의 중국 생활이 될 줄은 몰랐다. 돌이켜보면 그것이 나에게 기회이고 축복이었음을 고백한다. 첫 5년 반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중국에 회의를 느끼고 귀국했을 때 시원섭섭했건만 다시 1년 만에 중국을 찾게 될 줄은 몰랐다. 나에게 중국 2기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비로소 중국의 속살에 더 다가갈 수 있었고, 모든 것이 나의 태도와 리더십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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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중국은 매력 있고 광대한 시장이지만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접근하면 장미 가시에 찔리는 듯 섬? 놀라고 퇴각하게 된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기업은 대·중소 등 규모를 막론하고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 적어도 중국 비즈니스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은 중국을 품는 노력을 하면 좋겠다. 그것이 우리 스스로를 위한 길이다.

“중국은 아무도 모른다.” 시장에 넘쳐나는 가짜 중국통들 때문에, 중국 겉모습을 짜깁기한 베스트셀러 소설 때문에, 언론에서 얘기하는 중국의 일면 때문에 많은 이가 중국을 오해한다. 과거 무시 단계에서 과도하게 두려워했다가 이제는 우려 단계로 접어들었다.

불과 6개월 전에 세계를 호령하는 중국을 경이롭게 쳐다보던 관점이 이제는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위험스러운 존재로 치부하고 있다. 6개월 사이에 중국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내수 활성화 경제 정책도, 지속 성장에 대한 의지도,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의 대외 전략도 그대로다.

한국에서는 `미국통`을 얘기하지 않지만 유독 `중국통`을 많이 찾는다. 그만큼 중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다른 경험 있는 중국 전문가에게 기대려는 경향이 짙다. 단연코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중국통`은 없다”다. 다만 중국을 이해하는 기업인이 있을 뿐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지 않는 차이니즈웨이(Chinese Way)와 중국만의 기업 환경, 중국인 문화를 더 이해하는 중국향 비즈니스맨이 많이 필요하다. 중국인 스스로도 자신을 일반화하지 않는데 우리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 중국은 아무도 모른다.

“결국은 시장이다.” 아직도 중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심지어 공산주의 국가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명백하게 `사회주의적 자본주의`를 선택했다. 어찌 보면 한국보다 더 완전자본주의에 가까운 경쟁자본주의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경제 체재는 확실히 자본주의이고, 정치 안정을 위해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외국인인 우리에게 그들의 정치 제재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은 시장이다. 우리가 중국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집착을 보이는 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성장률이 그나마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기적인 경제 위기와 달러 가치의 오르내림을 반복해도 아직 건재해 온 건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앞으로 미국을 넘어서는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다. 그 시기에만 이견이 있을 뿐이다.

“중국,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단기로 볼 때 중국의 성장률이 위협을 받을 수 있지만 중국 시장이 축소되지는 않는다. 서울보다 10배 더 큰 상하이는 계속 팽창 중이고, 어느덧 2500만명의 시장이 됐다. 그런데 상하이 땅의 절반 이상은 아직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선 도시부터 4선 도시까지 경제 간극이 줄고, 철도와 경제 인프라는 비단길을 따라 내륙으로 전진하고 있다.

중국이 단기로 휘청거려도 우리에게 중국보다 매력을 끄는 시장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대안으로 얘기되는 베트남도 결국은 중국에 의존하는 경제권이다. 거의 모든 대한민국의 기업은 불가피하게 중국에 진출해야 한다. 진출을 할 거면 `잘`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 대기업도 중견기업도 중국에선 벤처에 다름 아니다. 벤처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할 바에야 아예 진출하지 않는 게 낫다.

신동원 네오플라이차이나 대표 hogenhoo@naver.com

신동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인터넷과 IT 업계에서 18년을 보냈다. 200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중국지사장으로 부임한 후 현재까지 12년째 중국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워싱턴대-상해 복단대 Executive MBA를 졸업하고 중국 네트워크를 넓혔다.

2009년 LG유플러스를 거쳐 2010년에는 네오위즈차이나 법인장으로 부임했다. 중국 인터넷 모바일 CEO 모임인 `장성회(Great Wall Club)`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한국 벤처 기업과 중견 기업 중국 진출을 돕는 `인큐베이팅(Incubating)`과 `투자`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대학과 제휴해 청년들의 글로벌 창업, 취업도 돕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2012.11 참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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