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스마트 공장한다고 일자리 감소하는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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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한 경제와 좋은 일자리는 제조업에서 나온다는 것이 독일 사례에서 확인됐다. 제조업 모범 국가 독일은 2013년부터 미래 대비책으로 `4차 산업혁명` 전략을 마련, 이의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책인 `스마트 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뿐만이 아니다. 미국, 일본, 영국을 비롯해 신흥 제조 강국인 중국까지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 공장은 이제 세계 추세로 부각했다. 국내에서 스마트 공장과 관련해 오해하는 것이 있다. 스마트 공장이 일자리를 줄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스마트 공장은 `무인 자동화 공장`과 다르다. 무인 자동화 공장은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 시장 변화에 대응할 융통성도 떨어진다. 하지만 스마트 공장은 다르다. 자동화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최고 생산성과 최고 경쟁력을 유지하게 해 준다. 사람이 없는 `무인 자동화 공장`이 결코 아니다.

구체적 예를 들어 보자. 스마트 공장 개념에 가장 근접한 곳으로 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을 꼽는다. 1989년에 지어진 이 공장은 자동화 설비의 일종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를 생산한다. 1100명의 인원이 1만㎡ 공장에서 근무, 1초에 하나 꼴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효율적 공장이다. 이 공장은 지난 25년 동안 시장 요구에 대처하기 위해 자동화, ICT를 잇따라 도입하는 등 개선을 지속해 왔다. 그 결과 부가가치를 8배나 높였다. 고용 인원은 줄지 않았다. 25년 전과 거의 동일하다.

스마트 공장이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다는 것은 국내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국내에서 스마트 공장 사업을 추진한 이후 인원 변동을 조사한 결과 오히려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공장 추진단이 2015년까지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한 회사 가운데 수요 기업 107개사와 솔루션 공급기업 151개사를 조사, 그 결과 수요 기업은 27.1%의 고용 증가를 보인 반면에 고용 감소는 4.8%로 나타났다. 65.4%는 변화가 없었다. 또 솔루션 공급 기업은 41.7%가 고용이 늘었다. 고용 감소는 1.3%에 그쳤으며, 55%는 변화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고용 증대 효과 이외에도 스마트공장 사업은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한다. 지난해까지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30%나 향상됐다. 매출도 16% 늘었다.

스마트공장 사업은 한 번 투자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속된 투자와 인력 교육이 필요하다. 이미 투자한 소프트웨어(SW)를 계속 사용,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유지보수비를 솔루션 공급 기업에 지불해야 한다. 솔루션 공급 기업이 성장해야 수요 기업과 공생·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 관점에서 공장 내에 스마트한 직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여러 가지 자동화 설비와 ICT로 운영되는 `스마트 공장`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스마트 공장은 반드시 계속 추진돼야 한다. 우리 턱밑까지 따라온 중국 제조업의 성장세가 무섭다. 애플 제품의 주 공급처인 폭스콘은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지만 사실 대만 기업이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대만의 기술 및 경영이 합쳐진 것이다. 스마트 공장으로 변신하는 등 우리 중소기업이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글로벌 제조업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스마트 공장은 현재와 같이 어려운 시기에 국내 제조업의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해 준다.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인 청년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해소,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에도 기여할 것이다.

박진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스마트공장 추진단장 autofact@smart-facto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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