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과학계에 희소식이다. 우리나라 과학자가 대거 에티오피아로 건너가 현지에 과학기술을 전수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에티오피아 교육부와 한국인 과학기술자 초빙사업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5년 동안 교수요원 30명을 에티오피아에 파견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한국인 과학기술자를 10개 대학과 2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배치한다. 이들에게 연간 1인당 8만5000~11만5000유로를 급여로 지급한다.
에티오피아가 한국 과학자를 모신 데는 이유가 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두 번째의 인구 대국다. 그럼에도 오랜 내전과 가뭄 등으로 경제 전반이 어렵다.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솔루션으로 꼽은 것이 과학이다. 그리고 과학을 배울 벤치마킹 대상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한국 역시 전쟁을 치르고 원조를 받았다. 하지만 과학기술을 디딤돌로 삼아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의 성장 동력이 과학에 있었고, 에티오피아는 이를 본받겠다는 의지다.
에티오피아 과학자 수출 모델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이와 더불어 과학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우선은 글로벌 시장에 과학 한국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점이다. 세계 시장에서 과학 한국의 입지는 높지 않았다. 이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다. 특히 과학에 목마른 나라는 에티오피아뿐만이 아니다. 동남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도 과학기술을 전수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진다. 이번 사업을 확대하면 이들 국가에 패키지화된 과학자 수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한국 과학계도 국제사회 공헌을 본격 시작하는 셈이다.
내부 효과도 적지 않다. 은퇴한 우수 과학자의 갈 곳이 국내에선 마땅치 않다. 우수 두뇌를 놀리는 셈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에게 멋진 퇴로를 열어 줄 수 있다. 이번 사례가 처음이지만 마지막이 돼선 결코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 체계를 구축하고 제도를 보완해 제2, 3의 수출 사례로 이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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