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독일과 일본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진출한다. 가정용 에너지기기 첫 해외 확산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룹내 배터리부터 관련 제어시스템까지 ESS 완제품 기술을 확보한 것이 가격 경쟁력과 자신감으로 작용했다. 태양광모듈만 연결하면 가정용 신재생발전기로 활용될 수 있어 가전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전에 전기를 공급하는 에너지기기 시장까지 파고들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자사 ESS로 독일 전기기술자협회(VDE)와 일본 전기안전환경연구소(JET)에 인증을 신청했다. 올 하반기 가정용 ESS 제품을 현지 시장에 내놓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 가전·배터리·중전기기 업체 중 자체 브랜드로 해외 가정용 ESS 시장에 진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ESS는 LG화학 배터리를 포함해 전력변환장치(PCS)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너지관리시스템(EMS)까지 모두 그룹내 기술로 완성됐다. PCS 용량 기준 5㎾급 제품으로 필요에 따라 배터리 용량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 심야의 값싼 전기를 저장했다가 낮시간 동안 꺼내 쓸 수 있다. 태양광발전용 인버터도 내장해 태양광 모듈만 연결하면 가전제품처럼 손쉽게 `ESS+태양광`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사용자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 기능을 활용해 전력 생산과 수요 상황을 한눈에 점검할 수 있다. 7인치 터치스크린에서 PCS 운영 모니터링은 물론 전력 수요·공급 관련 다양한 작동과 운영이 가능하다. 일본 수출용 제품엔 지진이나 사고 때 정전이 일어나면 비상 조명을 켤수 있는 등 일정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자립모드도 탑재됐다.
LG전자는 시장 리스크가 적으면서 일반 가정에도 태양광발전 설치 수요가 늘고 있는 독일·일본 시장을 우선 공략한 후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 ESS사업부 관계자는 “대용량 ESS에 이어 국가 정책에 따라 일반 가정에도 태양광발전(PV) 설치가 늘고 있는 독일과 일본을 대상으로 가정용 ESS를 출시한다”며 “구체적인 현지 마케팅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대용량 ESS용 전력변환장치(1㎿급)를 독자 개발하고, 한국전력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사업 평가(PCS 분야) 1위 업체로 선정됐다. 올해 초 우리나라 최대 규모인 24㎿규모 PCS를 신계룡변전소에 구축해 운영 중이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