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숨은 강자를 찾아서]<3>ESS 등 에너지신산업으로 턴어라운드한 `보성파워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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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파워텍은 전력기자재 전문 기업에서 ESS,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꿰하고 있다. 보성파워텍이 PCS를 공급한 경산변전소 ESS 전경.

보성파워텍은 전력기자재 제조업이 회사 뿌리다. 지난 1978년 임도수 회장이 인수한 뒤 우리나라 전력시장 성장과 함께 커왔다. 발전소 철탑 등 철구조물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자랑한다. 최다 실적 보유 기업이다. 2006년 원자력 내진 1급 강구조물의 구성품과 부속물을 제작할 수 있는 KEPIC-SN인증을 획득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 이밖에 가스차단기, 건식형 중성점 접지리액터, 대용량 전선 휴즈, 가공선지지대, 폴리머피뢰기 등 수많은 전력 기자재를 한국전력 등에 납품한다.

보성파워텍은 최근 에너지신산업 부각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에 나섰다. 지난 2014년 3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크고 작은 위기를 견뎌왔지만 어느 때 보다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당시 송배전 철탑, 전력기자재 시장에 침체 기류가 짙어지고 있었다. 발전소, 송전탑 건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정부도 전력 공급 확대 일변도 노선을 버렸다. 한국전력 발주가 사실상 내수 규모를 좌우하는 천수답 시장 구조를 감안하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시장도 중국 기업 공세와 글로벌 수요 침체로 일순간 활기를 잃었다.

보성파워텍은 수년전부터 진행해온 주력사업 전환에 오히려 속도를 붙였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사업 비중을 과감하게 높였다. 임도수 보성파워텍 회장은 “앞으로 발전, 송배전 건설이 없다고 생각하라”며 매순간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ESS 관련 전문 인력을 수혈하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등 투자가 이어졌다. 2014년 11월 한국전력이 발주한 1㎿h급 ESS 공급자로 선정됐다. 이후 레퍼런스(실적)가 착착 쌓였다. 지난해 5월엔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 내 46㎿급 풍력발전소 ESS 연계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우리나라 최초 신재생발전과 ESS 연계 사업이다. 지난해 한전 주파수조정(FR)용 ESS사업에 참여해 12㎿h 규모 경산변전소에 전력변환장치(PCS)를 공급했다. 현재 ESS 보급실적으로는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수위권이다.

지난해 송배전 철탑 부문 매출은 51억1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77.7%나 줄었다. 관형지지물, 가스개폐기, 철구조물 등 주요 품목 매출도 모두 감소했다. 그런데도 영업흑자를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ESS가 주력 사업 부진을 상당폭 만회했다.

올해 ESS사업을 집중 확대한다. 핵심 설비인 PCS제조에 직접 나선다. 올해 11월 나주 빛가람에너지밸리 내 공장을 준공하면 PCS 생산 거점도 마련했다. PCS는 배터리, 운영시스템(EMS)과 더불어 ESS 핵심 설비다. ESS 품질을 확보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영업에도 본격 나선다. 중남미 등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장이 타깃이다. 태양광 사업 비중도 높인다. 보성파워텍은 지난 2012년 충북 충주시 소재 1·2공장에 1㎿급 태양광발전소를 자체 시공해 상업발전에 들어가며 이 분야에 첫발을 내디뎠다. 태양광, ESS 융합 비즈니스에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를 높게 부여하는 정부 계획에 발맞춰 태양광 발전 운영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완성 보성파워텍 부사장은 “PCS 생산체계가 갖춰지면 우리나라에서 쌓은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중남미시장 공략도 가속화할 것”이라며 “ESS 등 신사업이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기존 전통 전력사업과 시너지를 내며 안정적 매출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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