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북첨단기술기업 1호 데크카본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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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순 데크카본 대표(왼쪽)가 송하진 전북도지사에게 747보잉 항공기에 사용되는 브레이크 디스크 테스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탄소복합재 생산 기업 데크카본(대표 강희순)의 생산동은 747보잉급 대형 항공기의 브레이크 디스크 테스팅으로 분주했다. 제어 시스템은 실제 비행기를 옮겨 놓은 듯 위압감을 줬다. 어른 키만한 항공기 타이어와 이를 실시간 제어하는 시스템이 눈앞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거대한 굉음과 진동으로 흡사 활주로에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120억원이 투입된 이 시스템은 내진설계와 다이노컨트럴패널이 구비돼 있어서 실시간 현장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하에 촘촘히 매설된 스프링은 1300톤에 이르는 각종 연구장비를 안전하게 지탱하고 있다. 전체 생산시설에는 500억원 가까운 생산장비가 구축됐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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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카본은 지난 10일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박은일 전북연구개발특구본부장, 백두옥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첨단기술기업 1호 지정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전북첨단기술기업 1호로 지정된 데크카본은 탄소기술과 국방산업 융합으로 설립 2년 만에 매출 110억원을 달성한 강소기업이다. 회사는 진입 장벽이 높은 국방산업에 차별화한 탄소융합 기술을 더해 매년 10% 이상 안정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문을 연 데크카본은 국방과학연구소와의 기술 협력으로 탄소복합재 기술 개발에 올인했다. 탄소 인프라가 우수한 전북연구개발특구 사업화촉진지구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사업화촉진지구는 탄소복합소재, 인쇄전자 등 융·복합 소재 부품산업을 육성하고 연구개발(R&D) 기반을 활용한 응용 분야 R&D 집중 육성을 위한 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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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카본의 주요 생산품은 항공기용 탄소브레이크 디스크와 고성능 자동차용 탄소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 등 탄소복합재다.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대한민국 공군이 주 거래처다. 국가 중요 정보를 다루는 기업인 만큼 일부 생산 공정은 일반인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데크카본의 핵심 경쟁력은 초고온내열소재에서 찾을 수 있다. F16, T50 등 국내 전투기에 사용되는 브레이크 디스크를 전량 생산·납품한다.

데크카본은 전체 직원 51명 가운데 20여명을 연구 파트에 배치했다. 이 가운데 75%가 석·박사 출신의 베테랑 연구자다. 회사 곳곳에는 500억원에 가까운 R&D 장비와 인프라가 깔려 있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연구소 보안등급도 높다. 직원들의 사명감과 자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안전이 생명`이라는 말처럼 제품 불량과 결합은 이곳에서 금기어다. 철저한 검증과 꼼꼼한 테스팅을 통과한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인 만큼 제품 하나 하나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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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김정일 연구소장은 “데크카본은 탄소와 국방산업 융합을 통해 탄소섬유강화와 탄소복합재료 분야에서 40여건의 특허를 등록할 정도로 기술력을 쌓아 왔다”면서 “군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산업용 몰드, 자동차 패드 등 민수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크카본은 지난 10일 전북연구개발특구의 첨단기술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첨단기술기업 지정을 통해 법인세 등 각종 세금 혜택과 R&D특구 육성사업 시 가산점을 얻게 됐다. 감면된 세금은 전액 R&D비로 재투자할 방침이다. 송하진 전북지사, 백두옥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박은일 전북연구개발특구 본부장도 이날 현장을 찾아 판로 확대와 마케팅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전북도 및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R&D 투자와 매출 확대에 기여하겠다”면서 “데크카본의 첨단기술기업 지정 등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 성과가 나오는 만큼 맞춤형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희순 데크카본 대표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피아트 등 민간 기업과의 공동R&D와 시범테스트를 통해 매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끊임없는 R&D 투자를 통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을 쌓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르포]전북첨단기술기업 1호 데크카본 가 보니

전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