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회원으로 둔 은행연합회와 금융당국이 스타트업과 시중 금융사 간 실질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핫라인 개설`을 추진한다. 핀테크기업이 금융사에 연락할 방법을 몰라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는 일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다. 별도 금융전문가 조직을 양성해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 리스크를 감소시키고, 제휴나 투자를 보다 강화하자는 대응책도 마련한다.
국내 핀테크기업과 은행 간 최대 네트워크 교류행사가 10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열렸다.
은행연합회 주최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은행과 핀테크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융합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30여개 핀테크사와 금융당국, 12개 은행 핀테크업무 부서장이 참여해 실질적 상생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핀테크기업은 은행 등 금융사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기회창출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유망 기술을 개발해도 해당 부서나 담당자를 몰라 찾는 데에만 수일이 걸린다는 하소연이다.
이에 은행연합회와 금융당국은 스타트업과 은행간 핫라인을 개설하는 방안을 중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초기 핀테크기업에 대한 지원이 특정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글로벌 금융환경은 핀테크로 인해 대변혁의 시기를 맞이했고, 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해외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는 만큼 해외 핀테크 강자도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이들과 경쟁해 뒤처지지 않으려면 핀테크산업 육성과 제도 개선, 금융사와 스타트업간 상생방안이 보다 구체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에 서비스를 모방하는데 그치지 말고 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상생하라고 주문했다.
기조 특강에 나선 김종현 아주대 교수는 핀테크 기업과 은행간 상생을 위한 3Way 협력모델을 제시했다. 3Way 협력모델은 효과적으로 핀테크 기술을 상품화하고 포장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로 완성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회사, 핀테크기업, 금융전문가 조직의 3자간 협력을 뜻한다.
김 교수는 “금융사와 핀테크기업 간 발생할 수 있는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조직으로 금융전문가 조직을 양성해야 한다”며 “이 조직을 통해 리스크 감소와 적극적 제휴,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영구 협회장 주재로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핀테크 기업의 다양한 서비스가 소개되고, 은행권과 콜라보레이션하는 실행방안이 논의됐다. 참여기업은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와 비대면 실명확인 허용 등 규제완화를 아직도 해결해야 할 풀뿌리 규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한 핀테크 대표는 “국내 많은 핀테크 기업은 재무제표조차 제대로 볼수 없는 신생기업이 상당수”라며 “좀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스타트업 진흥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