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세계경제`가 韓 발목…“글로벌투자 축소가 연 0.21%P 성장률 깎아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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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로 글로벌 투자가 축소되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21%P 깎아내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리 경제 발목을 잡는 상황은 여전하다. 최근 내수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 `반등`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자료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민간소비 등을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 효과 등으로 내수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민간부문 회복 모멘텀이 약하고 세계경제 회복 지연 등 대외 위험이 우려스럽다는 설명이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양쪽(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모두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내수는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월 소비(소매판매)는 전월보다 4.2%, 작년 같은 달보다 5.7% 증가했다. 기재부가 잠정 집계한 결과 4월 소비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승용차 판매, 백화점 매출액, 카드 국내승인액이 각각 5.8%, 8.0%, 7.2% 늘었다. 특히 3월 마이너스를 보였던 할인점 매출액,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각각 0.2%, 1.6% 증가로 전환했다.

3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6%, 전년동월대비 2.2% 증가했다. 1분기 건설투자는 작년 4분기보다 5.9% 늘었다. 3월 설비투자는 연초 부진에서 벗어나 기계류·운송장비 중심으로 반등(2월 〃7.0%→ 3월 5.1%, 전년동기비)했다.

문제는 수출이다. 당초 정부는 수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4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1.2% 감소하며 3월(-8.1%)보다 오히려 감소폭이 확대됐다. 4월 총선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한 영향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근본 원인이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 등 영향으로 유로존은 회복세가 확대됐지만 미국 성장세 둔화, 중국·신흥국 경기부진 지속 등 세계 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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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글로벌 투자 부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리 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투자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KDI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1%P 하락하면 우리 경제 성장률은 평균 0.8%P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투자가 부진해 2008~2014년 기간 한국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0.21%P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제품, 기계, 금속, 운송장비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KDI는 글로벌 투자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 고령화, 생산성 둔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우리나라는 이런 상황에 대응해 유연한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우리 산업구조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으면 생산자원이 사양 산업에 지속 투입돼 정작 유망 산업은 성장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며 “부실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로 한정된 자원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수출 현황(자료:관세청)>

최근 수출 현황(자료:관세청)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