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박종봉 모야모 대표 "100만번 물었다, 이 꽃 이름이 `모야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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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강원 함백산에서 열린 모야모 전문가 전국모임에 참석한 박종봉 모야모 및 애틀러스리서치 대표. 아파트에서 살던 박 대표는 6년 전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 간 뒤부터 열렬한 식물 애호가가 됐다. 식물 정보제공 앱 `모야모`는 그런 박 대표의 열정이 담긴 `작품`이다.

“이 바쁜 세상에 누가 식물 이름 물어보겠냐며 모두가 반대했죠.”

박종봉 모야모 대표는 “정보통신(IT) 컨설팅 전문기업이 식물 정보제공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든다고 했을 때 직원 반대가 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수요가 없을뿐더러 질문에 답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다수였다”며 “하지만 누구나 식물을 좋아할 것이란 생각에 계획을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모야모는 식물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이다. 궁금한 꽃이나 나무, 들풀 사진을 찍어 올리면 실시간 답이 달린다. 수요가 없을 것이란 당초 예상은 빗나갔다. 2014년 11월 출시 이후 1년 반만에 가입자 15만명을 돌파했다. 누적질문이 이미 100만건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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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 앱에서 질문과 답변이 이뤄지는 장면. 이처럼 사진을 찍어 올리면 여러 개의 답변이 달린다. 답이 틀리다며 토론이 이뤄지기도 한다. 모든 과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모야모를 움직이는 힘은 사용자로부터 나온다. 질문을 올리고 답하는 과정이 모두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질문을 올리면 대개 1분 내로 답이 달린다. 실제 체험을 해보면 빠른 응답 속도에 깜짝 놀랄 정도다. 하루 최고 6000건 질문과 2만건 답글이 오간다. 질문을 올린 위치가 `미국`과 `일본`일 때도 많다.

박 대표는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은 남 돕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라며 “10년, 20년 쌓은 식물 지식을 대가 없이 알려주는 사용자들이 모야모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물과는 거리가 먼 IT전문가였다. 15년 이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이라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컨설팅 기업을 이끌고 있다. 여기서 만든 자료는 정부도 인용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대학에서는 전자통신을 전공했고, 사회생활도 통신사에서 했다. 그러던 그가 식물에 관심을 가진 건 2010년이다. 마당 딸린 집으로 이사를 간 뒤 화단을 가꾸기 시작했다. 식물 세계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그는 `내재된 잠재력이 깨어난 것`이라고 표현했다. 마침 `사물통신(IoT)`이라는 기술을 자체 개발한 참이었다. 전화를 통해 앱에 접근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만든 앱이 모야모다. 스마트폰에서 `1004#`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걸면 모야모 앱이 실행된다.

그는 모야모를 `모바일 집단지성`의 증거로 확신했다. 위키피디아나 지식인처럼 PC 기반 집단지성이 작동한 적은 있지만, 모바일 기반 집단지성은 아직까지 뚜렷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모야모를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최근 모야모에서 실시한 원예용품 시범판매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마케팅 업계로부터 `가입자 대비 놀라운 판매실적`이란 평가도 받았다. 교포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사용이 늘고 있어 해외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박 대표는 “모바일에서도 집단지성이 작동한다는 것을 모야모가 분명히 보여줬다”며 “이 같은 특성을 이용한 커머스 플랫폼 도입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